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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세미콘 정리매매에 몰려든 '야수의 심장' 개미군단

등록 2024.09.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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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세미콘 정리매매에 몰려든 '야수의 심장' 개미군단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상장폐지를 앞두고 정리매매를 진행 중인 에이티세미콘에 불나방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정리매매 기간 상·하한가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탓에 야수의 심장을 장착한 일부 투자자들이 주가 급등을 노리고 매수에 나서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티세미콘은 지난달 28일부터 정리매매를 진행 중이다.

에이티세미콘의 주가는 정리매매 첫날 90% 넘게 급락한 데 이어 지난 29일 12.50%, 30일 21.43%, 전날 12.12% 등 4거래일 연속 급락세를 기록 중이다. 정리매매 전 주가는 600원에 머물렀으나 전일 종가는 29원까지 95.17% 폭락했다.

에이티세미콘은 오는 5일까지 7거래일 간 정리매매를 진행한 뒤 6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상장폐지 이후 주식을 현금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정리매매 기간에는 수급 측면에서 매도 압박이 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에이티세미콘에는 일부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개인은 정리매매가 진행된 지난 4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기간 에이티세미콘 주식을 5300만원 가량 사들였다. 절대 금액은 크지 않지만 에이티세미콘의 시총이 현재 28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점, 정리매매를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수치다.

주가 급등락을 이용해 차익을 챙기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실제 정리매매의 경우 가격제한폭(±30%)이 적용되지 않고 30분 동안 호가를 접수한 뒤 한꺼번에 주문을 체결하는 단일가 방식으로 거래된다. 이 때문에 주가가 크게 급등락하는 경우가 많으며 적절한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통해 차익을 얻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기법을 전문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얻는 이들을 '정리매매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정리매매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으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를 앞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폭탄 돌리기나 다름 없다"며 "30분 단일가로 주가 변동성도 심해 자칫 잘못 투자하면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에이티세미콘은 경영진의 횡령 혐의로 지난해 4월부터 거래가 정지돼 왔다. 이후 12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상장폐지가 결정됐지만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한 상장폐지 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넣으면서 정리매매가 연기돼 왔다. 이후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정리매매를 시작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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