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저와 기시다 협력 모멘텀 이어나가야" 기시다 "다음 총리 누가 되든 불변"(종합)
용산서 100분간 열두번째 한일정상회담
북-러 대응 한미일 협력 지속 발전 논의
기시다, 윤 8·15 통일독트린 지지 재확인
제3국 위기 발생시 양국 국민 철수 협력
과거사엔 '어려운 현안 전향적자세 해결'
기시다 "많은 분 고통 가슴 아프게 생각"
우키시마 명부 확보, 사도광산 언급안돼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9.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지훈 김승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6일 마지막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관계 발전 성과를 지속시켜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양 정상은 이를 위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미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양국 국민에게 실질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재외국민보호 협력각서'를 체결했다.
과거사 문제 등 갈등 사안에 대해서는 "어려운 현안도 전향적 자세로 해결해나가자"는 원론적 입장을 주고받았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3시35분부터 5시15분까지 약 100분 동안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정상회담을 열었다. 양 정상간 통산 열두 번째, 올해 들어서는 세 번째 정상회담이다.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기시다 총리는 이달 말 퇴임을 앞두고 있지만, 자신의 핵심 성과로 꼽는 한일관계 개선을 마무리하기 위해 방한을 강하게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미사일 대응 공조…대외국민보호 협력각서 체결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미일 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저와 기시다 총리가 쌓아온 양국 협력의 긍정적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일본의 다음 총리가 누가 되든 한일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 역시 퇴임 이후에도 한일관계 발전을 도울 뜻을 밝혔다,
회담에 배석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양 정상은 북한 핵 문제 대응을 위한 한일, 한미일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캠프 데이비드 협력체계의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각종 도발행위에 대응하는 양국간 공조 강화와 함께 "북한이 러시아를 뒷배 삼아 도발하지 못하도록 냉정한 대비태세를 유지하자"는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차 밝히고, 지난해 8월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도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가 논의됐던 것을 언급했다고 김 차장은 설명했다.
또 '양국 60주년 준비 TF'를 중심으로 2025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준비하고,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와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특히 "양국 협력의 혜택이 양국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게 협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외교당국간 '한일 제3국 내 재외국민보호 협력각서'를 체결했다.
김 차장은 "제3국 위기 발생시 양국이 자국민 철수를 위한 지원과 협력을 위해 협의하는 것"이라며 "세계 각지 정정(政情)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확대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9.06. [email protected]
양국은 나아가 양국 국민간 왕래가 연간 1000만명에 이르는 점을 고려해 양국간 출입국 간소화 등 인적교류 증진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정부는 일본 법무성이 실무검토에 착수한 '사전입국심사제도' 관련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제도가 도입되면 한국에서 출국하면서 미리 일본 입국절차를 마칠 수 있다고 김 차장은 설명했다.
기시다, 과거사엔 '역대 내각 계승' 원론…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 확보
그는 회담에서 "저는 1998년 '일한공동선언(한일파트너십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포함하여 역사 인식 관련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강제징용 문제에 관해 "당시 가혹한 환경 아래 많은 분들이 대단히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했던 자신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기시다 총리는 그러면서 "여전히 양국간 어려운 현안이 존재하나, 양국 관계 발전과 병행하여 전향적 자세로 하나씩 해결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윤 대통령의 "한일관계에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들이 남아 있다. 더 밝은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 지속될 수 있도록 양측 모두가 전향적인 자세로 함께 노력해 나아가기를 기대한다"는 발언을 그대로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기시다 총리 방한에 앞서 지난 5일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를 포함된 자료 19건을 일본 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
우키시마호는 1945년 광복 직후 귀국하려는 재일 한국인들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하다가 8월24일 침몰한 일본 해군 수송선이다. 일본 정부는 기뢰로 인한 폭침이며 한국인 희생자가 524명이라는 입장이지만, 생환자와 유족 측은 고의 폭파로 인한 침몰이며 희생사는 수천 명에 달한다는 입장이다.
김 차장은 "승선자 명부 입수를 위해 지난 수개월간 일본 정부와 교섭을 진행해온 결과"라며 "2007년 일본이 강제동원 군인, 군속 관련 자료를 우리에게 제공한 이래 17년 만에 강제동원 희생자 문서를 제공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최근 개선된 한일관계 기류 속에서 일본이 과거보다 적극적이고 성의를 가지고 나오고 있다"며 "(우키시마호) 희생자들의 위로금을 지급할 수 있는 법적 절차 재개 가능성이 열리고, 이 사건의 경위와 정확한 희생자를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 정상간에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관련 논의는 없었다. 회담에 배석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치열한 협의와 합의를 통해 7월에 일단락됐기 때문에 정상간에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일 소인수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9.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22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를 계기로 첫 정상회담을 연 뒤 이날까지 총 열두 차례 마주앉았다.
지난해 3월 윤 대통령의 방일과 5월 기시다 총리 방한을 계기로 한일 '셔틀외교'가 복원됐다. 양 정상은 8월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3국간 안보·경제 협력 체제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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