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은 '오징어 게임'을 넘어설 수 있을까
12월26일 공개 앞두고 대대적 홍보 시작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작 시즌2 기대↑
"시즌2 흥행 기정 사실 초점은 완성도로"
내년 9월 열리는 에미 시상식 성공 척도
폭발적 인기 못지 않은 완성도 보여줄지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시즌1을 능가할 수 있을까.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다음 달 26일 공개된다. 공개까지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이미 '오겜 모드'로 전환한 듯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축인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정재는 약 두 달 전부터 전 세계 매체와 만나며 '오징어 게임' 새 시즌을 홍보하고 있다. 지난해 현장 공개, 올해 간담회 등 엠바고를 걸었던 행사 관련 기사도 최근 차례로 공개됐다. 다음 달 2일엔 전 세계 최초로 시즌2 1화 시사회가 국내에서 열리고, 9일엔 배우만 10명이 참석하는 대대적인 제작발표회도 예정돼 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 대대적인 홍보 시작
일반적으로 대규모 영화·시리즈는 공개를 한 달 가량 앞두고 홍보를 시작한다. 이와 달리 '오징어 게임' 시즌2는 공개일을 3개월 남겨 두고 본격 홍보에 돌입했다. 넷플릭스가 이 작품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홍보사 관계자는 "전에 본 적 없는 이례적으로 이른 홍보"라고 했다.
공개일이 점차 다가오면서 관심은 역시 두 가지로 좁혀지고 있다. 하나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가, 다른 하나는 전작을 뛰어 넘는 성과를 낼 수 있는가. 어차피 스토리는 작품이 공개되기 전까진 전혀 알 수 없다. 다만 성과에 관해서라면 일정 부분 예상해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성과는 흥행과 완성도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일단 시즌1이 세운 기록만 보면 시즌2가 흥행하는 건 약속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넷플릭스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공개 후 첫 91일 간 시청 시간과 조회수를 제공한다. 시청 시간은 에피소드 개수와 에피소드당 상영 시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조회수만 놓고 보면 '오징어 게임'은 2억6520만회로 역대 1위에 올라 있다(시청 시간 22억520만 시간 1위). 2위는 '웬즈데이' 시즌1으로 2억5210만회다(17억1880만 시간). 3위는 '기묘한 이야기' 시즌4로 1억4070만회(18억3800만 시간)다. 조회수로 보나 시청 시간으로 보나 '오징어 게임'은 다른 작품을 압도하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2가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
◇역대 최고 흥행작…시즌2 흥행도 확정?
그렇다고 해서 시즌2가 시즌1 흥행 성적을 뛰어 넘을 거라고 장담할 순 없다.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시리즈들 역시 흥행 면에선 꽤나 부침을 겪었다. '브리저튼' 시리즈는 시즌1이 1억1130회를 기록했으나 시즌2에선 9380만회로 하락했고 시즌3에서 1억6000만회로 반등했다.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는 갈수록 조회수를 끌어 올려 시즌3(9480만회)보다 시즌4(1억4070만회) 흥행이 더 잘됐다. 그러나 '뤼팽' 시리즈처럼 시즌1(9950만회) 대비 시즌2(6840만회) 성적이 크게 떨어진 경우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래도 '오징어 게임' 새 시즌이 전작에 버금가는 흥행을 할 거라는 데 이견이 없다. 시리즈를 전문적으로 만들고 있는 한 제작사 관계자는 "'오징어 게임'은 역대 최고 흥행 시리즈인 '왕좌의 게임'과 비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작품이기 때문에 흥행 면에서 더 잘 되면 잘 됐지 안 될 순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마치 '범죄도시' 같은 거다. 이러나 저러나 전 세계 시청자가 '오징어 게임'은 보게 돼 있다"고 했다.
◇흥행보단 완성도…내년 에미 시상식 벌써 주목
'오징어 게임' 시즌2 흥행이 담보돼 있는 거라면 이 작품 성과는 결국 얼마나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느냐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그 완성도라는 건 시청자와 평단의 좋은 평가를 받는 걸 넘어서 내년 9월에 열릴 예정인 에미(EMMYS)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몇 개나 들어올릴 수 있느냐로 결론이 난다고 봐야 한다.
'오징어 게임'은 기록적인 흥행 성적과 폭발적인 화제성 대비 이른바 작품성 면에선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를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수치가 메타크리틱 평점이다. 메타크리틱은 전 세계 주요 언론사 평점을 평균 내는 방식을 쓰고 있어서 그나마 가장 공신력이 높은 수치로 알려져 있다. '오징어 게임'은 메타크리틱에서 69점을 받았다. 40~50점대 점수도 흔하게 나오기 때문에 '오징어 게임'이 받은 점수가 낮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넷플릭스 대표 콘텐츠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다소 떨어지는 수치인 건 분명하다.
'브리저튼'은 시리즈 평점 평균이 71점, '기묘한 이야기'는 74점, '뤼팽'은 81점. 이들 작품만큼 흥행하진 못했지만 높은 완성도를 인정 받고 에미 시싱삭에서 총 21개 상을 받은 '더 크라운'은 6개 시즌을 거치면서도 78점을 기록했다.
'오징어 게임'은 2022년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에미에서 상을 받은 건 물론이고 감독·남우주연·게스트배우·시각효과·스턴트퍼포먼스·프로덕션디자인 등 6관왕에 오르며 새 역사를 썼다. 그러나 더 많은 트로피를 수집하지 못한 건 아무래도 당시 경쟁작인 '석세션'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황동혁 감독은 에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고 나서 "다음 번엔 작품상을 받고 싶다"고 했다. 황 감독 역시 새 시즌에선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었다.
◇성과 적었던 넷플릭스 '오겜'으로 명예회복?
물론 에미 수상 실적이 완성도를 증명하는 완벽한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나온 가장 빼어난 작품들은 이 시상식을 휩쓸었다는 점, 넷플릭스가 최근 에미 시상식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는 점은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에미에서 거둬 들일 성과에 주목할 수밖에 없게 한다.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이 올해 초 에미 시상식에서 미니시리즈 부문 8관왕에 오르긴 했으나 드라마 부문과 코미디 부문 등 양대 부문 수상은 아니었다. '더 크라운'이 에미를 휩쓴 건 이미 3년 전이다. 최근 에미 트로피를 석권한 건 HBO 시리즈 '선세션'이었다. 지난해 드라마 부문에서 19개 상을 받으며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세운 '쇼군'은 디즈니 산하 FX, 같은 해 코미디 부문에서 11개 트로피를 들어 올려 최다 수상작이 된 '더 베어' 시즌3 역시 FX 작품이었다. 그리고 '석세션' '쇼군' '더 베어' 메타크리틱 점수는 각각 85점, 85점, 86점이었다.
황 감독은 지난 8월에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전작을)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인생에서 어떤 작품에 바칠 수 있는 노력을 제일 많이 쏟은 것 같다. 지금까지 후반 작업하면서 확인한 결과물로는 충분히 그 노력이 스크린에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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