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비상계엄 여파에 구조개편 철회…일정 '안갯속'
![[서울=뉴시스] 경기 성남시 두산타워 전경. (사진=두산) 2024.12.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12/03/NISI20241203_0001718814_web.jpg?rnd=20241203082546)
[서울=뉴시스] 경기 성남시 두산타워 전경. (사진=두산) 2024.12.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10일 구조 개편 논의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12일 예정) 소집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옮기는 개편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주식매수청구권 한도(6000억원)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두산그룹이 방향타를 급선회했다. 지난 9일부터 국민연금의 조건부 찬성, 이사회 소집 가능성 등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구조개편이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주가 하락은 정치적 혼란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탈(脫)탈원전 정책 추진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주식 시장에서 원전주로 분류되는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급락했다.
주가가 내리면서 차익 실현을 위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커졌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만7180원, 두산로보틱스는 5만2200원을 보이며 매수 단가인 2만890원, 8만472원을 크게 밑돌았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이날 주주서한을 통해 "찬성 입장이었던 주주님들 중에서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 또는 불참으로 선회한 주주님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의 합병신고서 정정 요구 등 난관을 수차례 넘어선 상태에서 합병안이 무산되자 향후 일정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은 불공정 이슈, 소통 부족 논란 등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당초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를 포기하고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두기로 결정했다.
구조개편 플랜B를 추진할 당시에는 주주 서한 발송과 기자간담회 개최를 병행했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 최고 경영진이 취재진 앞에 서 합병 비율 재산성(1:0.031→1대0.043) 방식과 구조 개편 필요성을 설명했다.
5개월에 걸친 구조개편이 무위로 돌아가며 재계에서는 투자 계획 수립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두산그룹도 향후 일정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대내외 상황이 급변하면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섣불리 공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에너지, 로봇 정책의 특성상 정부 정책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기업 신뢰도 제고 등을 통해 수주 기회 확대를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내 영업망 공유로 사업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 비전을 두고 투자한 사업이 많은 만큼 투자 계획 수립은 필요한 상황으로, 외부 변동성이 큰 만큼 신중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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