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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주도 '탈 엔비디아' 속도…AI 시장 판도 바뀌나?

등록 2024.12.16 14:01:44수정 2024.12.16 15: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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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브로드컴과 자체 AI서버용 전용 칩 개발 나서

브로드컴, AI 가속기 시장 새 수혜주로 급격히 부상

탈 HBM은…엔비디아 굳건·자체 칩도 HBM 채택할 듯

[쿠퍼티노=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파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연설하고 있다. 애플은 이 행사에서 iOS18을 비롯한 새로운 운영체제(OS) 업데이트에 대해 발표했다. iOS18에는 애플의 첫 AI(인공지능)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 도입과 함께 다양한 사용자 기능이 추가됐다. 2024.06.11.

[쿠퍼티노=AP/뉴시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0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파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24)에서 연설하고 있다. 애플은 이 행사에서 iOS18을 비롯한 새로운 운영체제(OS) 업데이트에 대해 발표했다. iOS18에는 애플의 첫 AI(인공지능)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 도입과 함께 다양한 사용자 기능이 추가됐다. 2024.06.11.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미국 애플 등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어, AI 전용칩 시장이 재편될 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최근 애플이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함께 '발트라'(Baltra)라는 코드명으로 AI 서버용 전용 칩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애플이 아이폰, 맥(Mac) 등에 생성형 AI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도입 중인 가운데, 빠른 데이터 처리를 위해 네트워크·통신 반도체 팹리스(설계 기업)인 브로드컴과 손잡고 AI 칩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 제조를 대만 TSMC에 맡겨 2026년 3나노(N3P) 공정으로 양산하는 것이 목표다.

[서울=뉴시스](사진 출처=브로드컴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사진 출처=브로드컴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애플-브로드컴 협력, '탈 엔비디아' 주도

애플의 이 같은 시도는 업계 전반에서 추진 중인 탈(脫) 엔비디아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엔비디아의 GPU는 현재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지만, 빅테크(기술 대기업)들은 공급 부족과 비싼 가격, 에너지 효율 문제 때문에 대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애플은 앞서 회사의 AI 모델 학습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아닌 구글이 설계한 AI 반도체인 '텐서 처리 장치(Tensor Processing Unit·TPU)'를 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애플은 특히 데이터 보안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갖고 있다. 앞으로 나올 애플 아이폰은 간단한 AI 기능은 단말기 자체적으로 제공하지만, 복잡한 연산 처리는 클라우드 서버에서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 데이터가 인터넷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컴퓨팅 성능뿐 아니라 보안 시스템도 고려 대상이다.

칩의 전반적인 설계는 애플이 맡지만, 네트워킹 연결 기술을 제공하는 브로드컴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브로드컴은 반도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중 엔비디아, 퀄컴에 이어 3위 업체다.

브로드컴은 다양한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인데, 최근에는 특정 용도에 맞춰 설계하는 고객 맞춤형 반도체 'ASIC(주문형 반도체)' 기업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미 구글의 AI 전용 반도체 TPU, 메타의 자체 AI 칩 MTIA도 브로드컴에서 설계했다.

브로드컴은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대형 클라우드 기업 3곳과 AI 칩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구글, 메타 외에 중국 바이트댄스가 추가된 것으로 본다. 이외에 신규 고객사 2곳이 있다는 사실도 언급해 애플과 AI 칩 개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주문형 AI 칩 시장에서 브로드컴의 점유율은 8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은 주요 ASIC 고객사들의 AI 가속기 도입이 확대되며 2027년까지 유효시장(SAM·회사 제품이나 서비스가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장에 한정)이 600억~900억달러 규모로 올해(122억달러) 대비 최대 4배 이상 커질 수 있다고 제시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6회 반도체대전(SEDEX 2024)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4.10.2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6회 반도체대전(SEDEX 2024)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4.10.23. [email protected]


탈 HBM 움직임도 주목…아직은 HBM 우세

엔비디아 일변도였던 AI 반도체 시장이 다변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탈 HBM(고대역폭메모리) 움직임도 주목된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손잡고 개발 중인 AI 추론 전용 칩 '마하-1'이 HBM 대신 저전력 D램을 채택했고, 캐나다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는 그래픽용 D램(GDDR)을 활용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HBM의 대체제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AMD의 AI 반도체  'MI325X',  아마존 '트레이니움3', 구글 '트릴리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마이아' 등 여전히 HBM을 사용한 가속기들이 출시되고 있다. 최근 브로드컴과 ASIC 시장을 놓고 경쟁 관계에 있는 마벨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맞춤형 HBM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의 시장 지배력도 굳건할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AI 가속기 시장이 중단기적으로 엔비디아가 80% 이상의 점유율을 지배하고, 나머지 자체 칩들이 10~15%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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