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심판 초읽기…광주·전남의원들, 분노의 '단식·삭발'
민형배 의원 제안으로 단식 농성 일주일
전진숙·김문수 의원, 삭발시위 파면 촉구
정준호 의원, 도보행진·집회시 대열 선두
![[광주=뉴시스] 단식 농성 중인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가운데)이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농성장에서 삭발 시위를 한 전진숙 의원(왼쪽)과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 정준호 의원(오른쪽)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도보행진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의원실 제공) 2025.03.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17/NISI20250317_0001793002_web.jpg?rnd=20250317102337)
[광주=뉴시스] 단식 농성 중인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가운데)이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농성장에서 삭발 시위를 한 전진숙 의원(왼쪽)과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 정준호 의원(오른쪽)이 지난 14일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도보행진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의원실 제공) 2025.03.17.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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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맹대환 기자 = 헌법재판소(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단식과 삭발 등으로 야권의 투쟁 동력을 끌어가고 있다.
비상계엄에 따른 5·18민주화운동으로 계엄 트라우마를 지닌 광주·전남 시·도민들은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정국 혼란이 하루빨리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17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이 헌재의 조속한 탄핵심판을 촉구하며 일주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민 의원은 단식 참여를 제안해 지난 11일부터 서울 종로구 경복궁 광화문 앞에서 박수현·윤종오·위성곤·김준혁 의원과 함께 단식에 돌입했으며 탄핵심판 지연에 따른 민심에 불을 지폈다.
민 의원은 "석방되는 윤석열의 모습을 보며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무기력감과 한계를 느꼈다"면서 "단식 농성 중 광주시민이 '다시는 독재가 이 땅을 짓밟지 못하게 해달라'고 했다. 1980년 5월 광주를 떠올리며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야겠다는 결심이 더욱 굳어졌다"고 말했다.
단식 농성장에는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정치인들이 방문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민 의원이 제안한 '헌재 업고 뛰어'라는 캠페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엑스(구 트위터)에 올린 민 의원의 캠페인 독려 글은 1800여회 리트윗, 조회수 11만건에 달하며 헌재의 조속한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
단식이 일주일째 접어들면서 혈당과 고혈압까지 겹쳐 쇠약해진 민 의원은 "민중의 절규와 고통에 공감해 부르짖어야 한다.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해보자는 생각"이라며 "헌재가 서둘러 선고기일을 잡고 탄핵심판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전진숙 의원(광주 북구을)과 김문수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헌재의 조속한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하며 지난 11일 삭발 시위를 단행했다.
전 의원은 "밥 먹고 잠을 자지만 속에서 쉼없이 올라오는 분노와 화를 가눌 수가 없다. 국민들이 느끼고 계실 그 불안감은 너무 아프게 다가온다"며 "국회 안에서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은 자괴감도 수시로 올라와 너무 괴롭다. 뭐라도 하기 위해 삭발을 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후 지역에서는 "여성 국회의원으로서 삭발이 쉽지 않은 일인데 전진숙 의원이 광주의 딸 답다. 초선 의원의 한계를 뛰어넘어 중앙 정치권에 광주의 목소리를 대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역시 초선인 정준호 의원(광주 북구갑)도 헌재의 조속한 선고를 촉구하는 대열에 앞장서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14일 야권 정치인과 시민들이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9㎞ 도보행진을 할 때 선두에서 구호를 외치며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담당했다.
정 의원은 "도보행진, 비상행동 집회, 릴레이 규탄대회까지 시민과 함께 걸으며 윤석열 조기 파면 다짐을 다시 한 번 깊이 새겼다"며 "윤석열의 헌정 유린을 이제는 끝을 내야 한다.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하고 결국 파면 선고까지 이끌어 낼 것이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5·18의 아픔을 아직까지 겪고 있는 광주·전남 시도민들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따른 정국 혼란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지역 국회의원들이 단식이나 삭발을 한 것은 누구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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