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고 늘었지만"…부동산 신탁사들, 지난해 신탁 보수 20% 감소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금융시장 불안정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신탁사들이 전체 수탁고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실적 악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 경기 호황기에 수탁고가 크게 는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에서 보수가 40% 급감하면서 부동산 신탁사들의 신탁 보수도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0개 신탁사의 총 수탁고는 1378조1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67조4000억원(5.1%) 증가했다.
46개 겸영 신탁회사(은행·증권·보험) 수탁고는 951조1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42조5000억원(4.7%) 증가했으며 14개 전업 부동산신탁사 수탁고는 427조원으로 전년 대비 24조9000억원(6.2%) 증가했다.
겸영 신탁사들의 수탁고 증가는 퇴직연금 신탁과 부동산 담보 신탁이 각각 38조2000억원, 5조1000억원씩 증가한 것 등에 기인한다. 부동산 신탁사들의 수탁고 증가 배경엔 부동산 담보 신탁 23조9000억원 증가, 관리형 토지신탁 2조원 증가 등이 있다. 부동산 분양·개발 시장 악화로 토지신탁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담보 신탁 영업 비중이 확대됐다.
재산별로 금전신탁은 632조8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31조2000억원(5.2%) 증가했다. 퇴직연금, 수시입출금, 정기예금형은 증가했으나 채권형, 주가연계신탁 등은 감소했다. 특히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형 랩·신탁에 대한 불법 자전거래 적발 등 영향으로 증권사의 채권형 수탁고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주가연계신탁은 은행의 홍콩H지수 포함 지수형 ELT 판매가 급감한 것에 기인한다.
재산신탁은 부동산 담보 신탁과 금전채권 신탁에 힘입어 전년말 대비 36조2000억원 증가해 74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늘어난 수탁고와 달리 지난해 신탁보수는 총 2조629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5억원(11.8%) 감소했다. 겸영신탁사 보수는 1조2905억원, 전업 부동산 신탁사는 772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9%, 21.2% 줄었다.
업권별로 신탁보수 비중은 은행·증권·보험과 달리 부동산신탁사만 37.5로 4.5%p 하락했다.
재산별로 금전신탁 보수는 1조2006억원으로 전년 대비 843억원(6.6%) 감소했으며 이는 주로 주가연계신탁 보수 감소에 기인한다.
부동산 신탁 보수는 19.7% 감소한 8141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리형 토지신탁 보수가 2198억원 감소한 것이 감소 원인이 됐다. 공정률에 따라 매출을 인식하는 토지신탁 특성상 신규 영업 부진 및 공사진행 사업장 급감으로 수탁고 일부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탁보수는 급감한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신탁업 영업 실적에서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겸영 신탁사 실적 부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퇴직연금 확대로 전체 수탁고는 증가했으나 채권형, 주가연계신탁 등 영향으로 신탁보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무엇보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부동산신탁사 실적 악화에 주목했다. 관리형 토지신탁의 보수는 2023년 5413억원에서 지난해 3214억원으로 40.6% 급감했다.
금감원은 "부동산 경기 호황기에 수탁고 증가를 주도했던 책임준공형 토지 신탁이 경기 침체로 급격한 보수 악화를 초래했다"며 "부동산 신탁사의 토지 신탁 관련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고 각 사업장별 위험 요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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