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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수백대에 자연 채광까지"…현대 메타플랜트를 가다[르포]

등록 2025.03.31 08:46:35수정 2025.03.31 1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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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유희석 기자 = 지난 27일(현지시간) '제네시스 드라이브'라는 이름의 공장 진입로에서 바라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2025.03.30 photo@newsis.com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유희석 기자 = 지난 27일(현지시간) '제네시스 드라이브'라는 이름의 공장 진입로에서 바라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2025.03.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동부 항구도시 서배너에서 북서쪽으로 차량을 타고 30분쯤 이동하자 '제네시스 드라이브(Genesis Drive)'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친환경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조지아주 엘라벨에 건설하며 만든 진입로다.



공장 준공을 기념해 조지아주 교통당국이 도로명에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를 반영한 것으로, '기아 드라이브', '팰리세이드 드라이브', '코나 드라이브' 등도 나란히 조성돼 있었다.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유희석 기자 = HMGMA 공장 내부로 전동 카트가 진입하는 모습. 여의도 4배에 달하는 HMGMA에서는 전동 카트를 이용해 이동해야 하며, 공장 내부도 카트 진입이 가능하다. 2025.03.30 photo@newsis.com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유희석 기자 = HMGMA 공장 내부로 전동 카트가 진입하는 모습. 여의도 4배에 달하는 HMGMA에서는 전동 카트를 이용해 이동해야 하며, 공장 내부도 카트 진입이 가능하다. 2025.03.30 photo@newsis.com


공장 부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압도적인 규모를 실감할 수 있었다.

총면적 1176만㎡, 여의도의 약 4배에 달하는 이 공장은 전경을 한눈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광활했다.



직원들도 전동 카트를 타고 이동해야할 만큼 내부 동선 역시 방대했다.

보안 검색을 마친 뒤 전동 카트를 타고 HMGMA 관계자의 안내로 공장을 순회했다.

공정은 프레스 → 차체 → 도장 → 의장 순으로 구성돼 있었으며, 이날 프레스 공장과 의장 공장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의장 공장은 차량 부품이 본격적으로 조립되는 마지막 단계로, 자동화 수준과 공정 속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이었다.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차체 공장의 모습. 프레스 부품을 용접해 차량의 뼈대 구조인 차체를 조립하는 공정으로, 로봇이 부품을 운반하고 자동으로 용접하는 자동화 공정이 많았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5.03.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차체 공장의 모습. 프레스 부품을 용접해 차량의 뼈대 구조인 차체를 조립하는 공정으로, 로봇이 부품을 운반하고 자동으로 용접하는 자동화 공정이 많았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5.03.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장 안에서는 자율이동로봇(AMR)과 자율운반로봇(AGV) 수십 대가 부품을 싣고 정해진 경로를 따라 움직였다.

로봇은 사람과 마주치면 자동으로 정지했고, 충돌이나 혼잡은 전혀 없었다.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계열사 공장과 HMGMA 본관은 브리지로 연결돼 있으며, 내부 이송 시스템인 ‘콤비아(Convia)’를 통해 중량 부품이 자동으로 조립 라인에 투입되고 있었다.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프레스 공장의 모습. 철판을 고압 프레스로 놀러 자동차 외판 부품의 형태를 만드는 공정으로 서보모터와 유압식 완충장치 등을 적용해 소음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5.03.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프레스 공장의 모습. 철판을 고압 프레스로 놀러 자동차 외판 부품의 형태를 만드는 공정으로 서보모터와 유압식 완충장치 등을 적용해 소음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5.03.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프레스 공장은 인상적인 정숙함이 특징이었다. 6800톤급 서보 프레스가 고강도 강판을 정밀하게 성형하고 있었으며, 비전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반 검사 시스템이 결함 유무를 실시간으로 판별했다.

이날 현장 설명을 맡은 김한곤 HMGMA 생산실장(상무)은 "프레스 기기에 서보모터와 유압식 완충장치를 적용해 소음을 줄였다"며 "기계 가동과 동시에 품질을 판별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체계가 작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유희석 기자 =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의장 공장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스팟(SPOT)'이 스스로 움직이며 차제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 2025.03.30 photo@newsis.com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유희석 기자 =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의장 공장에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스팟(SPOT)'이 스스로 움직이며 차제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 2025.03.30 photo@newsis.com


의장 공장에서는 중형 전기 SUV 아이오닉 5의 도어 조립이 진행 중이었다. 아이오닉 5는 HMGMA의 첫 양산 모델이며, 최근 출시된 대형 SUV 아이오닉 9도 함께 생산되고 있었다. 향후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도 예정돼 있다.

조립 라인 곳곳에는 로봇팔이 배치돼 있었다. 도어 탈착, 글라스 장착, 센서 설치 등 고중량·고정밀 작업은 대부분 자동화돼 있었고, 작업자는 주로 품질 점검이나 섬세한 공정을 담당했다.

김 상무는 "고중량이나 유해물질 작업은 자동화했고, 판단이 필요한 정밀 조립은 사람이 맡는다"고 말했다.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의장 공장에서 완성된 차량들이 무인 주차 로봇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5.03.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의장 공장에서 완성된 차량들이 무인 주차 로봇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5.03.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완성된 차량은 주차 로봇에 실려 자동으로 지정된 위치로 옮겨졌다. 운전자 없이 이동하는 이 모습은 무인 주차 기술이 상용화된 듯한 인상을 줬다. 수십 대 차량이 줄지어 이동하는 장면은 철저히 정돈된 소프트웨어 기반 공정 흐름의 결과였다.

HMGMA는 모든 설비와 이동 체계를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 개념으로 구축하고 있다.

공장 내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개방형 상부 구조였다.

자연광이 깊숙이 유입돼 실내는 전반적으로 밝았고, 소음도 일반 공장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에어툴 대신 배터리 전동 공구를 사용하는 것도 한몫 했다.

생산 라인 중간에는 넓고 깨끗한 휴식 공간이 마련돼 있었고, 직원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었다. 자동화 속에서도 인간 중심 설계의 흔적이 뚜렷했다.

김 실장은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등 공정별 자동화율은 90%를 넘는다"며 "로봇으로 대체 가능한 작업은 자동화하고,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공정에는 정밀성과 안전을 우선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HMGMA는 단순한 생산 공장을 넘어, 계열사 연계 클러스터형 공정, 고도화된 로봇 시스템, AI 기반 품질 관리까지 아우르는 미래형 제조 시스템의 실체였다.

조지아 엘라벨이라는 조용한 도시에서, 현대차그룹은 사람과 기계가 공존하는 새로운 공장 모델을 진화시키고 있었다.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유희석 기자 =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 수송 트럭들이 줄지어 선 모습. 2025.03.30 photo@newsis.com

[엘라벨(미 조지아)=뉴시스] 유희석 기자 =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 수송 트럭들이 줄지어 선 모습. 2025.03.30 phot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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