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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AI 한국어 지원 시작했지만…이용자 맞춤형 '시리'는 언제 나와

등록 2025.04.02 06:01:00수정 2025.04.02 07: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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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S 18.4 업데이트로 애플 인텔리전스 한국어 등 8개 국어 지원

핵심 기능인 '시리 개인화' 등 연기되며 국내외에서 비판 계속

한발 앞선 갤럭시 AI…"삼성, AI 폰 등장 후 경쟁에서 계속 승리"

[피츠버그=AP/뉴시스]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한 애플스토어에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홍보물이 전시돼있다. 2025.01.08.

[피츠버그=AP/뉴시스]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한 애플스토어에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 홍보물이 전시돼있다. 2025.01.08.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출시 약 반년 만에 한국어 지원을 시작한 애플의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두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애플이 주요 기능을 누락한 채 애플 인텔리전스를 출시했다는 것. 특히 애플이 최신 아이폰의 세일즈 포인트로 애플 인텔리전스를 꾸준히 강조해온 것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미 삼성전자·구글 등 안드로이드 진영이 모바일 AI 부문에서 발 빠른 모습을 보이자 애플이 추격을 위해 다소 무리한 마케팅 전략을 취했다는 분석도 있다. AI 폰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실제 개발되지 않은 기능을 WWDC(연례개발자회의)와 같은 공식 행사에서 우선적으로 선보였다는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전날 iOS 18.4 등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영어로만 사용 가능했던 애플 인텔리전스는 한국어를 비롯한 8개 국어를 추가로 지원하게 됐다.

한국어로 제공되는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은 글쓰기 도구, 사진 클린업 기능, 스마트 답장, 시리의 대화 맥락 이해 능력 개선, 음성비서 시리(Siri)와 챗GPT 결합 등이다. 또다른 대표 기능인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젠모지 생성 등은 아직 영어로만 사용 가능하다.

이번 iOS 18.4 업데이트는 국내 애플 팬들에게 반길만한 일이다. 애플 인텔리전스가 아이폰16 시리즈와 함께 지난해 9월 공개된 이후 반년여 만에 AI 아이폰을 보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최근 애플 인텔리전스를 두고 국내외 업계에서는 우려와 비판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를 허위·과장광고했다며 집단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됐다.

애플은 지난해 6월 WWDC24에서 애플 인텔리전스를 첫 발표하고, 같은해 9월 애플 인텔리전스를 최초 도입한 아이폰16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후 애플은 꾸준히 애플 인텔리전스를 아이폰16의 세일즈 포인트로 삼아왔다.

하지만 애플은 최근 성명을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시리의 개인화 업그레이드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고 밝혔고, 일부 애플 인텔리전스 관련 광고 영상을 공식 유튜브 등에서 삭제했다. 이에 애플의 안방인 미국과 우리나라 등에서는 애플의 과장광고로 인해 고가의 아이폰16을 구매했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애플은 iOS 18.4, 아이패드OS 18.4, 맥OS, 세쿼이아 15.4 등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에서 한국어를 비롯한 8개 국어의 지원을 시작했다.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애플은 iOS 18.4, 아이패드OS 18.4, 맥OS, 세쿼이아 15.4 등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에서 한국어를 비롯한 8개 국어의 지원을 시작했다. (사진=애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를 두고 IT 전문 매체 샘모바일, 폰아레나 등은 "삼성과 구글의 함정에 빠진 애플" "많은 사용자가 똑똑한 시리를 즐기는 대신 애플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샘모바일의 경우 애플이 경쟁사에 추월당한다는 우려 등으로 인해 아직 완전히 개발되지 않은 미래 기술에 대한 판매·마케팅을 섣불리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WWDC24에서 공개했던 AI 기반의 '똑똑한 시리'가 실제 데모가 아닌 콘셉트 영상에 불과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같은 샘모바일의 분석은 온디바이스 AI 폰 시대를 열어 젖힌 삼성전자가 모바일 AI 부문에서는 애플 아이폰보다 실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초 갤럭시 S24 시리즈로 AI를 담은 스마트폰을 본격 선보인 삼성은 구글과의 협업 등을 통해 AI 기능을 꾸준히 강화해나가고 있다.

당장 이번 애플 인텔리전스가 한국어로 지원하는 '글쓰기 도구'의 기능은 수개월 먼저 공개된 '갤럭시 AI'에서 먼저 제공한 바 있다.

애플은 글쓰기 도구를 활용하면 글을 쓸 수 있는 대부분의 앱에서 AI가 글을 재작성·교정·요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글의 문체도 필요한 스타일에 맞게 자연스럽게 조정해준다고 강조했다. 갤럭시 AI는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 전부터 '글쓰기 어시스트'를 통해 문장 교정, 문장 스타일 변경, 맞춤법 교정, AI의 문자 답장 추천, AI 대화 번역 등의 기능을 제공해왔다. 또 애플 인텔리전스는 현재 영어 외에는 8개 국어만 지원되지만, 갤럭시 AI는 지난 2월 지원 언어를 46개로 확대했다.
갤럭시 AI가 제공하는 맞춤형 정보 브리핑 기능인 '나우 브리프'. (사진=삼성전자) *재판매 및 DB 금지

갤럭시 AI가 제공하는 맞춤형 정보 브리핑 기능인 '나우 브리프'. (사진=삼성전자) *재판매 및 DB 금지

애플이 도입을 미룬 맞춤형 개인화 AI 부문에서도 삼성전자가 한발 앞서고 있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공개한 갤럭시 S25 시리즈에 구글 제미나이와 협업해 개발한 AI 신기능 '나우 브리프'를 첫 적용한 바 있다.

나우 브리프는 AI가 ▲오늘 날씨·일정·주요 뉴스 등을 정리해서 보여주거나 ▲깊은 잠을 자지 못했다며 컨디션 관리를 제안하거나 ▲하루 일정을 체크해 교통상황에 맞춰 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등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비서와 같은 역할을 하도록 하는 기능이다.

애플은 AI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지각생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애플은 늦더라도 제대로 된 AI를 선보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표해왔다. 이같은 차원에서 개인화 능력을 강화한 AI 비서 시리 등으로 기술 고도화·차별화를 꾀한 셈이다. 하지만 이같은 개인화 부분도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폰아레나는 "애플은 아이폰의 다음 진화로 AI 신기능에 엄청난 집중을 기울였지만 출시를 연기하며 구매자들을 실망시켰다. 많은 사용자가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애플이 기본적으로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샘모바일은 "AI 시대에 삼성전자의 전략을 흥미롭게 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제품에 AI 기능을 가장 먼저 선보인 이후 애플이 아이폰에도 비슷한 기능을 '약속'하도록 유도했다"며 "삼성과 구글이 경쟁사인 애플에 완벽한 함정을 설치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모바일 기기에 AI가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는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AI 게임에서 계속해서 승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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