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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문학상' 수상 오은 시인, 5년 만에 '없음의 대명사'

등록 2023.05.30 09:22:13수정 2023.05.30 09: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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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없음의 대명사(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3.05.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없음의 대명사(사진=문학과지성사 제공) 2023.05.3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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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대산문학상 수상 시인 오은이 5년 만에 시집 '없음의 대명사'(문학과지성사)를 펴냈다.

이번 시집은 마치 전작 '나는 이름이 있었다'를 전복시킨듯 하다. '있음'에 대해 논하던 시인은 이제 '없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름'의 위치에는 '대명사'가 들어왔다.

대명사는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을 대신 나타내는 말 또는 그런 말들을 지칭하는 품사로, 지시대명사와 인칭대명사로 나뉜다. 시집의 1부 '범람하는 명랑’에는 지시대명사, 2부 ‘무표정도 표정’에는 인칭대명사를 제목으로 한 시가 놓였다. '그곳'이라는 제목의 시 3편, '그것들' 6편, '그것' 16편, '이것' 1편과 '그들' 9편, '그' 9편, '우리' 9편, '너' 4편, '나' 1편이 담겨 있다.

"열면 그것들이 있었다. 보란 듯이. 잊어도 있겠다는 듯이, 있어서 잊지 못할 거라는 듯이. 그러나 잊으려고 열었다. 있으면 생각나니까, 나타나니까, 나를 옥죄니까. 잊지 못하니까./있지 않을 거야, 있지 않을지도 몰라, 있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들은 있었다. 잊지 못할 거야, 영영 잊지 못할지도 모르지, 잊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 어김없이 있었다." (수록작 '그것들' 중)

구체적이지 않은 대명사를 통해 시인은 오히려 의미를 찾는다. 시선을 붙든 장면이나 불시에 찾아든 감정은 명확하게 남지 않고 희미하게 사라질지 모르지만 "없음은 있었음을 끊임없이 두드릴 것"이라는 사실을 시인은 환기시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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