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유럽 "반려견 산책은 '이동금지'서 예외"…"개 빌려줍니다" 광고도

등록 2020.03.20 14:33:5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APF "애견 산책, 벌금 피할 교활한 방법"

장난감 강아지 끌고 가던 男 체포되기도

[파리=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마스크를 낀 남성이 애견과 함께 텅빈 거리를 걷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 국민의 이동금지령을 내린 프랑스지만 '애견 산책'은 합법적인 외출 사유로 분류됐다. 2020.3.20.

[파리=AP/뉴시스]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마스크를 낀 남성이 애견과 함께 텅빈 거리를 걷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 국민의 이동금지령을 내린 프랑스지만 '애견 산책'은 합법적인 외출 사유로 분류됐다. 2020.3.20.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전 국민에 이동금지령을 내린 프랑스와 스페인 정부가 특별한 외출 가능 상황을 명시했다. 바로 '반려견 산책'이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자가격리에 지친 이들이 온라인에 올린 "개를 빌려달라"는 글도 목격된다고 전했다.

19일(현지시간)자유유럽방송(RFE)에 따르면 스페인은 지난 14일, 프랑스는 지난 17일부터 약 15일간 엄격한 국내 이동제한에 돌입했다.

프랑스의 경우 외출을 위해서는 내무부 홈페이지에서 사유서 양식을 다운받아 작성하고 검문시 보여줘야 한다. 사유가 정당하지 않은 이들에 대해서는 38유로~135유로(5만원~18만원) 상당의 벌금이 부과된다.

스페인과 프랑스 정부가 정한 합법적으로 외출이 가능한 사유는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마트, 빵집, 약국을 가는 경우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는 경우 ▲재택근무가 불가능해 직장으로 출근을 하는 경우 ▲부양가족을 만나기 위해 친인척의 집을 방문하는 경우 등이다.

여기에 몇 가지가 더 있다. 바로 단체가 아닌 개인이 운동을 위해 집과 가까운 곳을 움직이는 경우다. 프랑스는 전국의 공원을 폐쇄했으나 거주지 근처의 포장도로에서 간단한 체조를 하거나 달리기를 하는 것을 허용했다.

아이들의 행복 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해 유아동이 있는 가족의 경우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다른 가족과 인사를 나누는 등 접촉해서는 안 된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 역시 외부인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한에서 산책을 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마드리드=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시내를 한 남성이 애견과 함께 걷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들의 이동을 엄격히 제한한 스페인의 거리가 텅 빈 모습이다. 당국은 다만 애견과 함께 가까운 곳을 산책하는 것에 대해서는 예외 규정을 두고 외출을 허가했다. 2020.3.20.

[마드리드=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시내를 한 남성이 애견과 함께 걷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들의 이동을 엄격히 제한한 스페인의 거리가 텅 빈 모습이다. 당국은 다만 애견과 함께 가까운 곳을 산책하는 것에 대해서는 예외 규정을 두고 외출을 허가했다. 2020.3.20.



AFP통신은 "스페인에서는 반려견 산책이 외출 후 벌금형을 피할 교활한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 국민들도 '굳이 왜 허락하느냐'는 반응이다.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는 한 주민은 "(꼭 필요해서가 아니라) 나갈 수 있다고 허락하니 나가는 것이다. 집에 있으면 심심하다는 이유 때문이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동물이 코로나19 전염원이라는 과학적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반려견 산책은 집에 갇힌 이들에게 '부러운 자유'다. 스페인의 49세 교사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개를 빌려줄 수 있느냐'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스페인 온라인 사이트에는 "산책을 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우리집 개를 빌려주겠다"는 광고가 실리기도 했다. 개를 빌리는 15유로(약 2만원)의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글도 온라인에 게시됐다.

물론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스페인 주민은 "개가 낯선 사람과 갑자기 산책을 하는 건 악몽같은 일"이라며 이같은 광고를 비난했다.

스페인 북부에서는 장난감 강아지에 목줄을 채워 끌고 다니던 남성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받은 이탈리아 역시 반려견 산책에는 비교적 너그러운 허용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선 이를 악용해 로마의 한 공원에서 새끼 돼지와 함께 걷고 있는 사람을 촬영한 황당한 장면이 SNS에서 공유됐다. 이탈리아 서부 사르디니아 시장은 "외출 시 동행한 개는 반드시 살아있어야 한다"는 공표를 내놓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