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연말 전 '화상 정상회담' 원칙적 합의(종합2보)
설리번·양제츠 회담서 합의…향후 며칠간 세부 사항 논의
미·중, 취리히 6시간 고위급 회담…"광범위·솔직 대화"
CNN과 액시오스, CN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6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연말 전 화상 회담을 하기로 미·중 간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 전 스위스 취리히에서는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다. 이날 회담은 무려 여섯 시간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9월 미·중 정상 통화 후속 조치 차원에서 이뤄진 이번 회담은 지난 3월 알래스카 앵커리지 회담과는 다른 분위기였다고 한다. 알래스카 앵커리지 회담에서는 미중 양측이 첨예한 설전을 벌이며 입장차를 확인했었다.
행정부 당국자는 이날 고위급 회담을 "정상회담을 위한 생산적인 단계"라고 평가했다. 또 설리번 보좌관과 양 정치국원 양측이 통상의 대화 지점을 넘어서서 광범위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액시오스는 당국자 설명을 인용, 이날 취리히 회담을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한 가장 깊이 있는 회담"이라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 회담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오판'을 피할 토대를 제공하는 중요한 단계로 평가했다고 한다.
이 당국자는 향후 이뤄질 화상 정상회담을 두고는 "양국 간 경쟁을 책임있게 관리하려는 노력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정직하고 개방적인 대화를 기대했다. 화상 회담 시기 등 세부 사항은 향후 며칠간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화상 회담 아이디어는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역시 부주석 신분으로 중국의 이인자였던 시 주석과 오랜 우정을 쌓아 왔었다.
그러나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취임 9개월이 되도록 두 정상 간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 주석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 순방을 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오는 30~31일 이탈리아 주요 20개국(G20) 회의를 계기로 두 정상이 대면 회담을 하리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중국 측의 불참 통보로 무산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시 주석과 두 차례 정상 간 통화를 했다. 그는 지난달 시 주석과의 취임 후 두 번째 통화에서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설리번 보좌관과 양 정치국원 간 취리히 고위급 회담을 거론, "매우 높은 급에서의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는 합의가 도출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정상급 관여는 중국과의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한다는 우리의 노력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한 뒤, 양국 정상 간 회담의 형태와 시기 등 최종 세부 사항은 여전히 논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액시오스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취리히 회담에서 기후 변화 등 양국 이견이 비교적 적은 분야는 물론, 신장 지역 인권 문제와 홍콩, 남중국해 군사 활동 문제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문제도 대화 주제로 올렸다고 한다.
다만 이들 분야 중 실제로 미국과 중국이 생산적으로 협력이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미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이를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는 안정적 상태에 도달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은 이날 회담에서 설리번 보좌관에게 양국 간 대치가 서로는 물론 세계에도 심각한 해를 입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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