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세대]②N포, 욜로, MZ…여러 가치 공존하는 다면체
20대, 성향·특징 등 기존세대와 차별화 경향
'N포, 욜로, MZ'…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져
전문가들 "경제적 요인이 주된 원인" 분석
"취업대란이 코로나 시국에 맞물려 심해져"
"라떼 값 모으기보다 그냥 마시겠다는 것"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고 상상해야 한다"
1990년생 신모(31)씨는 최근 신형 아이폰을 샀다. 신씨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고 무역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월 200만원대 월급을 모아도 목돈을 만들기 힘들다.
신씨는 뉴시스에 "1년 넘게 만나는 남자친구가 있지만 결혼 생각은 당장 없다"며 "결혼을 하려면 집도 준비해야 하고 아이도 낳아야하는 게 부담스럽다. 제 주변에는 연애만 하고 결혼을 안하는 커플들이 많다"고 말했다.
◇'N포, 욜로, MZ'…네이밍 된 그들
신씨처럼 집 구매 등을 위해 목돈을 오래 모으기보다 당장 현재의 기쁨을 위해 휴대전화, 여행 등을 즐기는 사람들을 '욜로족'이라고 부른다.
욜로족은 미래를 위해 절약하고 희생하기보다 현재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욜로족의 대부분은 20~30대, 특히 20대에 걸쳐있다. 이들은 갑자기 회사에 사표를 내고 세계일주를 가거나 고가의 물건을 구입하는 등 불확실한 미래보다 확실한 현재를 즐긴다.
신씨는 또 다른 면에선 'N포 세대'이기도 하다. 과거 청년층의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취업, 연애, 결혼' 3가지를 포기하는 청년들을 '3포 세대'로 불렀는데, 포기할 것들이 늘어나면서 고달픈 청년층을 아예 N포 세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치솟는 집값으로 저축과 출산 등 포기하는 것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20년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건수는 21만3513건이다. 이는 2019년 23만9159건보다 10.7% 감소한 것으로 감소폭이나 감소율 모두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결혼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고 쳐도, 취업을 못했거나 한지 얼마 안 돼는 청년들에게 결혼은 여전히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20대의 혼인율은 해가 갈수록 더 낮아지고 있다.
2019년 20대 혼인율은 2018년에 비해 감소했다.
2018년 20대 혼인율은 천명당 20~24세 남성 3.7건, 여성은 11.5건이고 25~29세 남성 31.3건, 여성은 57.0건이었다.
그런데 2019년 20대 혼인율은 그보다 줄어 천명당 20~24세 남성 3.3건, 여성은 10.1건이고 25~29세 남성 27.8건, 여성은 50.4건을 기록했다. 특히 25~29세 남성 여성 모두 혼인율이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특징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모바일을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과도 쉽게 소통하고 원하는 것을 직설적으로 말한다는 특징도 있다.
◇전문가들 "경제적 요인에 기인"
N포세대, 욜로족, MZ세대의 공통점은 미래에 대한 기대가 기성세대에 비해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요인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지금 젊은 세대들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것은 결국 경제 사정 때문"이라며 "취업대란이 코로나19 시국에 맞물려 더 심해졌다. 예전에 직장을 다니며 몇년간 노력하면 집을 살 수 있었지만 지금 특히 서울 지역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 세대의 특징을 '라떼'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과거엔 '하루에 라떼커피 한잔 마실 것을 30년간 절약하면 연 9% 복리로 계산했을 때 몇 억이 된다'는 게 유행했다"며 "하지만 지금 세대는 그런 복리를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요즘 젊은 세대들은 라떼효과를 기대하느니 진짜 라떼 커피 한잔을 마시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개인의 선택이 중요해진 시대정신을 원인으로 봤다.
[서울=뉴시스]박민석 기자 = 지난 1월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앞 거리. 2021.01.19. [email protected]
◇'공동체 정신, 자신만의 가치 구축'
그렇다면 경제가 회복된다면 3C세대들의 상황은 좋아질까? 하지만 경기부양을 단기간에 기대하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공동체 차원에서 접근해야한다고 봤다.
정 교수는 "젊은 세대들이 연애,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건 사회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해결이 된다"며 "우선 그들이 어려운 문제를 사회가 같이 해결하겠다는 인식을 발전시켜야 한다. 청년 문제를 시민, 정치, 정부가 모여 합의를 이끌어내고 협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의 가치가 아닌 자신들만의 가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미래세대에는 기계에 자신을 잘 맞추는 사람이 성공할 것"이라며 "최근 클럽하우스의 등장, SNS의 발전 등 내가 참여하지 않더라도 계속 방송이 진행되고 있다. 나의 참여와 상관없이 계속 움직이는 방향이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기성세대의 욕망과의 단절이 필요하다"며 "젊은 세대들은 자기만의 삶의 양식을 개발하고 상상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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