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위, 김건희 명품백 논란 보도 MBC '관계자 징계'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 보도
위원 8명 중 5명이 '관계자 징계'
"몰카 취재 보도, 선거 고려해야"
MBC "공익성 부합한 증거일 뿐"
[서울=뉴시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현판.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2024.04.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선방위는 29일 오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MBC TV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이하 '스트레이트') 지난 2월25일 방송분 관련 제작진 의견 진술을 듣고, 법정제재인 '관계자징계'로 의결했다.
해당 방송은 '세계가 주목한 디올 스캔들 사라진 퍼스트레이디'라는 제목으로, 김 여사와 관련된 논란을 다뤘다.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주면서 몰래 촬영한 영상을 내보내면서 정상 취재라고 왜곡했다거나, 인터뷰 대상자를 편향적으로 선정해 일방적 주장을 전했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관련해 법원에서 증거로 채택하지 않은 검찰 종합의견서를 근거로 제시했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이번 징계 의결 적용 조항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제5조(공정성) 제2항, 제8조(객관성) 제1항, 제10조(시사정보프로그램) 제1항, 제10조(시사정보프로그램) 제2항이다.
손형기 위원은 "최 목사의 인터뷰가 없었다면 이 프로그램 자체가 기획이 안 됐을 것이다. 최 목사를 비중 있게 출연시키는데 왜 정체성을 검증하지 않나. '통일운동가이고 미국시민권자인 최목사는'이라고 한마디로 끝낸다. 정체성에 대해 설명을 했으면 조금 더 객관적이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김문환 위원은 "'스트레이트' 보도 핵심은 불법 취재를 활용한 것이다. 방송저널리즘 보도 윤리상 이런 불법 취재물을 보도해도 되는가에 대한 판단의 문제, 선거운동 기간 중에 이런 걸 보도해도 되는 것인가에 대한 보도 윤리상 판단의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심재흔 위원은 "해외나 국내에서 언론학 교수들이 대체적으로 취하는 입장은 함정취재 외 다른 방법이 없을 경우 권력을 비판하는 취재는 타당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손형기 위원은 "선거를 45일 앞두고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 악의적으로 흠집 내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했다. 김 위원은 "선방위 심의 대상인 지난해 12월12일 이후 방송 15회분에 대해 분석하면 용산과 국민의 힘에 대한 소재가 10회고, 민주당이나 야권을 다룬 소재는 없다"고 짚었다.
의견진술에서 김주만 MBC 뉴스룸 탐사제작센터장은 "선거를 앞두고 특정 진영을 위해서, 특정 정당의 유불리를 따져서 아이템을 지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목사의 자료에 주목한 것이지 당사자에 대해서만 주목한 게 아니"라며 "불법적인 취재 방식 때문에 거기에서 나온 결과까지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몰래카메라(몰카)취재 정당성과 관련해서는 이미 최순실 국정 농단 때도 나왔지만 태블릿 PD가 증거가 되느냐 안 되느냐 여러 말이 나왔다. 결론적으로는 증거로 채택이 된다. 공익성과 부합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선방위 회의에는 권재홍 부위원장이 불참해 8명의 위원이 심의에 참여했다. 해당 방송분과 관련해 위원들 간의 의견이 오갔고, 5명 다수 의견으로 '관계자 징계' 결정이 내려졌다.
박애성 위원은 "이 방송에서도 몰카 함정취재 윤리적 정당성에 대해 의심 갖고 있었고, 총선 염두에 둔 정치적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해도 사전에 의심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 보도를 단행을 했고 자구책처럼 공익적 가치에 대한 언급도 동시에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적인 인물에 해당하는지에 대해만 초점 맞췄고, 공정한 선거를 치르는 것에 대한 공익적 측면은 다루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수단에 대한 고려 없이 몰래 촬영한 영상 자체를 여과 없이 내보내면서 자극적인 방송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반면 임정열 위원은 "선거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심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탐사보도 성격을 봤을 때, 또 여권 내에서도 문제 있다는 일부 의견 있는 것 감안했을 때 법정제재는 무리라고 본다"며 '행정지도' 의견을 제시했다.
심재흔 위원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힘 있는 조직, 권한 있는 조직과 사람에 대해 검증과 지적하는 것이다. 김여사 의혹에 대해 규명하고 방송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당연한 건데 선방위에서 심의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문제없음' 의견을 냈다.
이미나 위원은 '의결 보류'를 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탐사 보도 장르다. 탐사 취재를 못했기 때문에 선거 기간에 공정하지 못해 민원이 나올 수 있다는 질문은 해당 프로그램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며 "선방위 기준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심의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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