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게임 규제 초안 삭제한 中 정부…업계에선 '백지화' 기대감 솔솔(종합)

등록 2024.01.23 17:52:5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중국 국가신문출판국, 온라인 게임 규제 초안 삭제

게임사 BM 고강도 규제로 업계 파장 커지자 철회 가능성에 무게

지난달 22일 중국 NPPA 공식 사이트에 게시된 온라인 게임 관리 대책 초안 게시물에 접속하면 ‘404((페이지를 찾을 수 없음)’ 오류가 뜬다.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달 22일 중국 NPPA 공식 사이트에 게시된 온라인 게임 관리 대책 초안 게시물에 접속하면 ‘404((페이지를 찾을 수 없음)’ 오류가 뜬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중국 정부가 과금 유도를 막는 고강도 온라인 게임 규제 초안을 돌연 삭제하면서 사실상 규제안이 철회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에선 중국 시장 훈풍을 기대하고 있다.

23일 중국 NPPA 공식 사이트에 게시된 온라인 게임 관리 대책 초안 게시물에 접속하면 ‘404((페이지를 찾을 수 없음)’ 오류가 뜬다. 404는 페이지 오류를 뜻하는 인터넷 코드로, 삭제된 게시물에서 볼 수 있는 문구다.

지난달 이 주소에 게시된 중국 정부의 게임 관리 대책은 과도한 과금을 유도하는 게임 BM(수익모델)을 규제하자는 것이 골자다. 가령, 매일 로그인하는 이용자나 신규 가입자, 연속 접속에 대한 보상으로 이용자를 유도하는 방식의 게임사 마케팅이 금지된다.

또한 모든 온라인 게임은 사용자 일일 충전 한도를 설정해야 하며, 확률형 아이템 추첨횟수 및 확률을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미성년자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에 접근이 완전히 금지된다.

이 초안대로라면 게임 이용자 1인당 지출이 제한되고 확률형 아이템, 게임사 수익모델인 확률형 아이템, 배틀패스 등을 통한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를 중심으로 온라인 게임 전반 수익모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이러한 우려로 인해 규제 초안이 공개된 이후 중국 주요 게임사인 텐센트와 넷이즈 주가는 약 16%, 25%씩 떨어지는 등 중국 게임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중국 정부는 규제 초안 발표날 하루 뒤에 “이번에 발표한 내용은 초안”이라며 “관련 부처와 기업, 이용자 등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또  관련 부처와 기업, 이용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이달 22일까지 규제 최종안을 발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규제 초안 자체가 삭제된 것은 드문 일이여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백지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3일에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직속 기구인 중앙선전부의 판권국 국장 펑스신이 사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규제 철회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9일 판교 사옥에서 진행한 본지와 인터뷰 자리에서 "중국 게임규제 담당자 해임된 적이 있다. 검토 중인 상태에서 발표했기 때문이었는데 이게 중국 정부의 간접적인 시그널이라고 봐야 한다"라며 "업계는 중국의 규제 발표대로 해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 대표는 “중국은 게임 산업을 진흥시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유는 부동산 문제도 있지만 고학력 청년실업이 가장 큰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이를 해결할 방안이 게임 산업이다. 게임은 계속 성장하는 사업이고, 실패하더라도 그 동안 고용이 가능하다. 내수 진작과 고학력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게임 산업을 진흥시킬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 진출을 확장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국내 게임사들은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외자 판호를 다수 발급 받고 중국에 진출했거나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중국 게임 규제 초안이 발표된 지난 22일에는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2', 위메이드 '미르M',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넥스트 제너레이션' 등 국내 게임이 외자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발급 받기도 했다.

또 구글·애플 앱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 '버섯커키우기'를 비롯해 최근 중국 게임사가 자국 규제를 피해 국내 게임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반면 국내 게임사들의 중국 진출 성과는 아쉬운 상황이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는 중국에 안방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규제 정책이 백지화되면 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 데브시스터즈(8.65%), 크래프톤(4.08%), 위메이드(4.06%) 등 중국과 관련이 있는 국내 게임사 주가들은 이날 큰 상승폭을 키우며 마감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규제가 시장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정부에서도 민감했을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안양대학교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는 “해당 규제가 급하게 진행하다 보니 당국 내부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규제안 철회가 아닌 향후 보완된 최종안이 발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