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물가 3% 라는데....기준금리 얼마나 더 올릴까
이주열 "연 1.5%도 긴축아냐…1.75~2.0% 시장기대 부합"
이르면 4월 추가 인상 가능성도…하반기 인상 높게 점쳐
[서울=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2.02.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 시장 전문가들은 한은 금통위가 올해 2~3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까지 1.75~2.0%까지 올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4월 14일, 5월 26일 등 두 차례 남았다. 하반기에는 7월 14일, 8월 25일, 10월 14일, 11월 24일로 예정 돼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여전히 완화적' 이라고 평가하는 등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총재는 전날 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는 계속, 지속적으로 줄여가야 한다는 것이 금통위 다수의 의견"이라며 "현 수준에서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올라 연간 1.5%가 되더라도 긴축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3월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고 있는 등 전세계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한은이 4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속도 조절을 하다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 되는 하반기부터 인상에 나서 1.75~2.0%까지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선 4월 금통위까지 후임 총재 인선 절차를 끝내는 것이 시간 부족 등으로 물리적으로 불가능 하고, 정권 교체와 총재 공석이 맞물리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인상이 쉽지 않다.
새 정부 출범보다 이 총재 임기가 먼저 끝나기 때문에 후임자 지명도 대선 이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후임자 지명이 늦어질 경우 5월 금통위도 의장 대행 체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주상영 금통위원이 금통위 의장 직무를 대행하게 되는데 현 금통위원 중 유일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힌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물가 전망이 상향되고,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연말 기준금리 기대가 1.75%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내 2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전망되는데 시작이 2분기가 될지는 물가와 미 연준 정책, 후임 총재 성향 등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시장의 기대는 이미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 상단을 2.0~2.25%까지 반영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4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금통위원 없이 만장일치로 동결된 점이 예상 밖이었는데, 실제 금리인상의 효과를 점검하는 차원과 3월 한은 총재 임기 종료와 대선 결과에 따른 국내정책 기조변화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 위험이 남아있지만 올 5월과 8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연말까지 1.75%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 차례 더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여전히 긴축이 아니라고 했으며, 시장에서 예상하는 1.75~2.0% 정도의 기준금리 수준이 한은의 예상과 크게 괴리감이 없다고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추가 인상 여지는 여전히 열려 있다"며 "높아진 에너지 가격과 고물가 흐름 유지 등을 고려해 5월과 8월 중 추가금리 인상을 단행해 연말 기준금리는 1.7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3%대의 높은 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당초 예상보다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5월 26일 금통위 전까지도 신임 총재 인선 절차를 마무리 하기 시간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 안정이 시급하고 합의체 의결기구인 금통위 성격을 감안하면 5월 인상 단행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정책은 긴축이 아닌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는 상황인 만큼 연내 1.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한 차례에 그칠 것으로 보는 등 연말 기준금리 2% 가능성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신임 총재 인선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인상 소수의견 여
부가 중요했는데 이번 금리 결정이 만장일치로 결정되면서 당분간 한국은행 금리인상 관련 시장 긴장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연내 2% 기준금리 가능성은 과도하고, 연내 3분기 중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2022년 2월)'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종전 2.0%에서 3.1%로 1.1%포인트 올려 잡았다. 이는 한은 물가안정목표(2.0%)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예상대로 물가가 3%를 넘을 경우 2011년(4.0%)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3%를 넘게 된다. 내년 물가는 종전 1.7%에서 2.0%로 상향 전망했다. 성장률은 종전과 같은 올해 3.0%, 내년 2.5%를 유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