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닦으면서 공부해 교사됐지만 퇴직 선택한 이유
한 달 230만원 받아…10년차 돼도 300만원 안돼
"현실적 처우 개선이 공적 시스템 질 보장할 것"
한국 교사 급여 수준, OECD 국가 중 평균 안 돼
교사 1명당 담당하는 학생 수는 평균 이상
[서울=뉴시스] 스위미(Swimmy)는 지난달 10일 'EP 2. 관둔다고 말씀드렸을 때 교장선생님 반응?'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사진= 스위미(Swimmy) 채널 캡처) 2024.01.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아름 리포터 = 교직 2년 차에 접어든 20대 현직 교사가 의원면직(퇴직)을 택한 사연이 전해졌다.
11일 유튜브 등에 따르면 일상 유튜버 스위미는 교사 의원 면직을 결심한 계기를 다룬 영상을 지난달 10일 올렸다. 하루 10시간에서 14시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하면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그가 교단에서 물러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영상에서는 결정적인 이유로 낮은 급여를 언급했다. 아울러 최근 로스쿨에 합격한 사실을 밝히면서 "나는 돈이 1순위가 아니다. 그런 사람이었다면 3년간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로스쿨에 진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본 거주지보다 먼 곳에 발령돼 자취한다고 소개한 그는 "월세와 관리비를 내다보면 당장 생활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나는 아직 결혼과 출산 계획이 없는 1인 가구라 목돈이 필요 없다. 반려동물도 없다. 그런데 낮은 급여는 두 가지 문제점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두 가지 문제는 '불투명한 미래'와 '회의감'이었다. 첫 번째 문제를 인식하게 된 계기는 주변 현직 교사들과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그가 5년 차 동료 교사에게 "올해 9호봉에서 10호봉으로 오른지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나도 똑같다. 230만원대 받는다"였다. 2년 차인 자신의 급여와 비슷하다는 사실에 놀란 그는 "나도 230만원 극초반이다. 선생님이 교원공제회(이하 공제회)를 한 30만원씩 납부하는거 아니냐"고 재차 물었고, "나는 교원공제회 3만원 낸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5년 경력에 일정 연수를 받아도 자신의 급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례를 직접 들으며 생긴 의구심은 차후 회식 자리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부장에게 "저연차일 때는 호봉 간 월급 인상률이 높지 않은 것 같다"라고 했더니 "10년 차일 때도 똑같다. 내가 올해 10년 차인데 300만원이 안 된다. 공제회를 제외하면 269만원이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했다. 그때 그의 의구심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확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이유인 '회의감'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아이들은 잘 모르고 서툴다. 나이가 어리니까 모르고 서툰 건 당연하다. 그래서 내가 마음을 100만큼 쓰면 1정도 돌아온다. 100을 노력하면 0.001정도 성장한다. 그럼에도 괜찮다. 아이들이니까"라며 "그런데 어른 대 어른의 관계에서도 똑같았다. 조직 내에서는(고용관계에 있어서는) 내 전문성과 노력을 온전히 인정받고 싶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무리 열심히 학급 경영을 하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하고, 학생 한명 한명의 삶과 깊이 만나고,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을 해도 급여는 1원도 변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주무시느라 전 교직원 회의에 불참한 부장님께서 저보다 몇백은 더 받는 호봉제에 깊은 회의감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교사로 재직 중이던 당시(2023년)의 담임 수당은 13만원이었다. 이 금액을 한 달 출근 일수(22일)로 쪼개어 보면 일당은 약 5909원으로 산정된다. 한 학급의 학생 수가 27명일 경우, '수업' '보충지도' '상담' '학생 약 챙기기' '학부모와의 소통' 등이 포함된 대가는 1명당 218원가량인 셈이다.
결국 그는 "회의감을 시작으로 답답함, 무기력함이 찾아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공적 시스템의 질 보장을 위한다면, 모든 공무원이 선비의 경지에 도달하길 바라기보다 현실적인 처우를 적극 개선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견해를 밝혔다.
물론 '받은 만큼만 일하자'라는 마음으로 참고 일할 수는 있었지만, 그는 일에서 자아실현을 하고 싶은 사람 중 한 명인 탓에 어려웠다고 한다.
끝으로 퇴직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하면서 "낮은 급여는 아쉬움에 대한 영역이 아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직업인으로서의 회의감, 경직된 호봉제로 인한 무력감 등 치명적인 문제점을 야기했다"며 "그에 반해 교사가 갖는 장점은 나에게는 있으나 마나 한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대체로 공감과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한 누리꾼은 "똑 부러진다. 교직에서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자조 섞인 말을 할 만큼 환경이 녹록지 않은 건 사실이다. 어느 직장에서나 그런 현타가 와서 전문직으로 갈아타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기도 하다"라고 응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나는 과밀학급이라 한 명당 100원대의 돈을 받는 게 현타온다. 또 초콜릿 그깟 거 내 돈으로 사 먹으면 되지만 거절하는 나 때문에 속상해서 우는 반 아이 모습에 나도 속상해지더라. 누구보다 청렴하다 못해 가난해져 버린 요즘 애들이 주는 작은 초콜릿이나 스승의 날에 사 오는 카네이션 하나 받을 수 없는 선생님으로 만드는 고용주인 국가가 미워지더라"고 공감했다.
한편 지난해 9월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OECD 교육지표 2023'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임 교사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에 달하지 못할 정도의 적은 급여를 받고, 초·중 교사 1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는 OECD 평균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튜브가이드
▶홈페이지 : https://www.tubeguide.co.kr
▶기사문의/제보 :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