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감염내과 교수 "독감 2종 동시 유행…흔치 않은 상황"
호흡기 이상 있으면 즉시 병원 향해야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독감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이비인후과에 점심시간을 이용해 진료를 받으러 온 직장인 등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5.01.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주석 인턴 기자 = 8년 만의 인플루엔자 대유행으로 병원을 찾는 독감 환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하는 독감 유형이 여러 개라며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 교수는 "올해 독감 환자 증가 속도가 역대 최고다. 2~3주 전부터 유행이 감지됐는데 지금 그냥 치솟는 형태로 올라가고 있다"며 "전체 외래 환자의 절반 정도가 독감 환자로 판명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번 겨울 유독 독감 유행 속도가 빠른 것을 두고 "인플루엔자의 계절성이 회복됐다"며 "게다가 코로나19 이후로 매년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보통 두 가지 독감 바이러스가 같이 유행하진 않는데, 지금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형 H1N1과 H3N2, 2개"라며 "하나 걸렸더라도 다른 게 걸릴 수 있고 2월 이후엔 B형 독감도 유행할 수 있다. 실제로 두 번씩 걸리는 환자들이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진행자가 지금 유행하는 독감이 어떤 증상을 보이냐고 묻자, 이 교수는 "H3N2는 어르신들이 걸리게 되면 이차적인 폐렴이 생겨 합병증을 유발하고 입원율을 높인다. H1N1은 2009년 신종플루 때 기억하면 되는데, 젊은 층에서도 폐렴 발생을 꽤 일으킨다"고 답했다.
그는 "아주 전형적인 독감 증상으로는 열이 갑자기 치솟듯이 나면서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해열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을 수 있다"며 "다만 증상만으로는 감기와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호흡기 증상이 있는 분들은 타인을 위해서도 빨리 병원에 와서 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독감이 유행해 해열제 판매가 증가하는 가운데 7일 서울 시내의 한 약국 앞에 독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5.01.07. [email protected]
또 "인플루엔자와 코로나는 외래에서 10분, 15분이면 신속항원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며 "진단 후 바로 약을 쓰면 합병증을 막을 수 있으니, 진단을 서두르는 편이 낫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 교수는 여기에 더해 RSV 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그리고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 HMPV 등도 유행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RSV 바이러스는 사람 호흡기 융합세포 바이러스다. 주로 예전에 신생아들이 있는 산후조리원에서 유행했다"며 "호흡기 바이러스로 아이들에게 기관지염을 일으킨다. 특히 신생아가 감염되면 사망하거나 중환자실에 갈 수도 있어,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로바이러스는 작년에 크게 유행을 한번 했다. 올해는 이제 막 유행이 시작하는데 작년과 비슷하게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회식 등 외식이 늘어나면서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는 일이 잦아진 것도 원인이다. 날것을 먹을 때 주의하고 반드시 다 익혀서 드셔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최근 중국에서 유행한다고 알려진 HMPV, 메타뉴모바이러스는 사실 2000년대 초반 이미 확인돼 백신도 개발 중이다"라며 "다만, 영유아나 7, 80대 고령의 노약자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요양원, 요양병원 등에서 많이 퍼지며 아직 마땅한 치료제가 없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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