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오스카 2관왕···각본상 이어 국제영화상도 수상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국제영화상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으로 이름이 바뀐 후 첫 수상을 하게 돼 더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오늘 밤 좀 마셔야겠다, 내일 보자"라고 영어로 우스개 인사말을 했다. 2020.02.10.

[서울=뉴시스] 신효령 남정현 기자 =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을 받으며 2관왕에 올랐다.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레미제라블'(프랑스),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 '문신을 한 신부님'(폴란드)을 제치고 국제영화상을 받았다.

무대에 올라 트로피를 수상한 봉 감독은 "이 부문의 카테고리 이름이 바뀌었다.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으로 바뀌었다"며 "이름이 바뀌고 처음으로 상을 타서 매우 기쁘다. 이름의 변화가 상징하는 바가 있다. 오스카가 추구하는 방향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영화를 함께 만든 사랑하는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장예진, 박소담 모든 배우진에게 감사함을 전한다"라며 "오늘 밤은 한잔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 극장에서 열리고 있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을 받으며 봉준호(왼쪽) 감독이 무대에 오르기 전 배우 송강호와 포옹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으로 이름이 바뀐 후 첫 수상을 하게 돼 더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오늘 밤 좀 마셔야겠다, 내일 보자"라고 영어로 우스개 인사말을 했다. 2020.02.10.

이로써 '기생충'은 아시아에서 5번째로 국제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이 됐다. 1955년 첫선을 보인 외국어영화상(현 국제영화상)을 수상한 영화는 아시아에서 지난 50여년간 네 작품밖에 없었다. 대만을 대표하는 영화 '와호장룡'이 2000년 아시아 영화로서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고, 이어 2009년 타키타 요지로 감독의 '굿 바이'가 이 상을 받았다.

이란의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은 2012년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이어 2017년 ‘세일즈맨'으로 총 두 차례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이 상은 대부분 유럽국가들이 많이 수상해 왔다. 이탈리아가 14번으로 가장 많이 수상했고, 프랑스 영화가 그 뒤를 잇고 있다.

현지 매체와 영화평론가들 사이에서 '기생충'이 국제영화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FISA)에서도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던 터라 가능성이 높았다.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편집상·각본상·국제영화상·미술상 등 총 6개 후보에 올랐고, 현재까지 각본상과 국제영화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역사를 통틀어 국제작품영화상과 작품상에 한꺼번에 오른 작품은 6편 뿐이다. 지난해 '로마'가 가장 최근 기록이다. '로마'는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 등을 받았지만 작품상 수상은 불발됐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수상하면 외국어 영화 최초 수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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