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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이 못하는 걸 한다'…이마트 혁신은 성공할까

등록 2020.08.02 0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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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분기 적자 딛고 혁신 드라이브

초저가+신선식품 강화+체험형 매장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지난 16일 오전 개점 첫날인 서울 마포구 이마트 신촌점이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0.07.16.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지난 16일 오전 개점 첫날인 서울 마포구 이마트 신촌점이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0.07.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이마트는 지난해 2분기(4~6월)와 4분기(10~12월)에 각 299억원, 100억원 적자를 냈다. 유통업계가 온라인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알았지만, 오프라인 유통 중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이마트가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충격적이었다. 올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됐고, 긴급 재난 지원금 사용처에서도 제외돼 크게 손해를 봤다. 올해도 분기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거라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업계는 이마트의 미래를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갖가지 악재 속에서도 위기 탈출을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고, 일부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현재 이마트의 유통 혁신은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 온라인 못지 않은 초저가, 온라인으로는 한계가 있는 신선식품 부문 강화, 온라인이 하지 못하는 체험형 매장 만들기 등이다.

이마트 초저가를 상징하는 건 와인이다. 지난해 8월에 판매를 시작한 한 병에 4900원 하는 칠레산(産) 와인 도스코파스는 1년 간 200만병이 팔리는 대박을 쳤다. 도스코파스 이전에 단일 와인 제품이 전 유통 채널을 통틀어 100만병 팔린 적도 없다. 초저가 와인은 집객(輯客) 효과를 냈고, 도스코파스 출시 이후 이마트에서 와인을 산 사람은 이전보다 36% 늘었다. 그만큼 이마트에 온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를 매장으로 불러들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마트는 생필품 등을 상시 초저가로 제공하는 '국민 가격', 특정 제품을 한정 수량 초저가 판매하는 '리미티드 딜'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이마트 월계점을 찾아 "차별화된 개인 맞춤형 신선식품을 키우라"고 주문했다. 이 발언은 식품 부문에서 e커머스 업체가 할 수 없는 걸 하라는 의미로 풀이됐다. 이마트는 1100평 규모였던 월계점 식품 매장을 1200평으로 넓혔다. 비식품 부문은 과감하게 줄였다. 이 점포 축·수산 매장은 고객 취향에 맞게 제품을 손질해주는 '오더 메이드'(oder made)로 운영 중이다. 이마트가 식품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5월 말 리뉴얼을 마치고 문을 연 월계점 식품 부문은 한 달 간 40% 이상 매출이 늘었다. 이마트는 창동·명일·순천·월계 등 25개 매장은 장보기에 특화된 곳으로 바꿔놨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이마트 월계점. 2020.05.28.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이마트 월계점.  2020.05.28. [email protected]


이마트는 대형마트는 장보러 오는 곳이라는 인식도 뒤집고 있다. 마트를 온 가족이 놀다 갈 수 있는 복합쇼핑몰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도 월계점이 앞장서고 있다. 이마트는 해당 점포 3600평 규모 비식품 부문 매장을 500평으로 줄였다. 그 자리는 각종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채웠다. 이마트는 이를 두고 '미래형 점포'라고 했다. 각종 맛집과 액티비티 공간, 서점까지 들여놨다. 월계점 전체 매출은 리뉴얼 후 약 두 달 간 47.9% 증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장 대표적인 오프라인 매장 성공 사례"라며 "오게끔 하면 소비자는 온다는 걸 입증했다"고 했다.

이마트는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난 16일 신촌에 맞춤형 신규 점포도 열었다. 다른 대형마트가 점포를 줄여나가는 것과 정반대 행보다. 대학교가 몰려 있어 20~30대가 인구의 40%인 점을 반영해 1~인 가구를 공략한 소포장 과일·채소, 각종 밀키트를 집중적으로 판매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밀키트 같은 경우 퇴근 시간 때가 되면 대부분 제품이 품절되고 없을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문을 연지 얼마 안 돼 성패를 말하기는 이르지만, 현재까지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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