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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취소만 10개…공연계 코로나 셧다운 위기

등록 2020.08.23 09: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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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집회 이후 매출 급감

14~15일 21억원→21~22일 11억원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8일 연극 공연장이 다수 위치한 서울 종로구 대학로가 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8일 연극 공연장이 다수 위치한 서울 종로구 대학로가 코로나19의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03.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번 주말인 22~23일이 공연계 역사상 최악의 '셧다운 데이'가 됐다.

수도권 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직간접 접촉한 배우들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22일 대형 공연·대학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다. 악몽 같은여파는 23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틀간 취소가 확인된 공연만 10개다.

우선 대형 뮤지컬들이 잇따라 취소됐다.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킹키부츠'와 '썸씽로튼'은 전날에 이어 이날 공연까지 취소했다.  

23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와 샤롯데씨어터에서 각각 공연을 예정했던 '렌트'와 '브로드웨이 42번가'는 하루 앞당겨 각각 22일 오후 6시 30분과 2시 공연으로 폐막했다.

대학로 소극장 공연도 일부 배우가 확진자와 2차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악영향으로 주말 공연을 대거 취소했다.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난설' 22~23일 공연, TOM 2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블러디 사일런스 : 류진 더 뱀파이어 헌터' 22일 공연, TOM 1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22~23일 공연도 취소됐다.

또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개와 고양이의 시간' 22일 공연, 대학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22일 공연, 대학로 홍익대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22일 공연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23일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달 10~16일 일주일 동안 공연계 매출은 48억8935만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코로나19 재확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15일 광복절 집회 이후인 17일부터 22일까지 공연계 매출은 30억4818만원에 불과하다. 전주와 비교해 일주일 만에 35% 이상의 매출이 줄어든 것이다. 

특히 일주일 중 공연 관객이 가장 많은 금요일과 토요일을 비교하면 지난 14~15일 매출은 21억8179만원이었는데, 21~22일은 11억8736만원으로 절반가량 급감했다. 상영 횟수도 569회에서 499회로 줄어들었다.

사실 여름에 접어든 뒤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면서 올봄 춘궁기를 겪은 공연계는 작게나마 희망을 품었다. 뮤지컬 '모차르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연극 '화전가' 등 기대작들이 안정적으로 개막을 하고 흥행까지 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키웠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오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공연·강좌 운영이 중단된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전시장 출입문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2020.08.21.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오는 31일까지 예술의전당 공연·강좌 운영이 중단된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전시장 출입문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2020.08.21. [email protected]


지난 6월 공연계 매출은 105억원이었는데, 7월 공연계 매출은 171억원으로 60% 이상 늘었다. 8월도 중순까지 분위기가 좋았다. 9월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 11월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 등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공연들의 예매가 진행되면서 매출 상승폭이 컸다. 16일까지 130억원으로 7월 매출을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가 됐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22일까지 8월 매출은 160억원으로, 25일(24일은 공연 대다수 휴무일인 월요일)부터 예정된 공연들이 대거 취소 또는 연기를 앞두고 있어 총매출은 전달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공연계 관계자들은 현 상황에서 가장 힘든 점으로 "희망이 계속 꺾이는 가운데 코로나19가 언제 진정될지 모른다"는 것을 꼽았다.

오랜 기간 '위드(with) 코로나' 시대가 될 것은 자명한 일인데, 아직까지 오프라인에서 사람이 운집하는 형태인 공연계는 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온라인 공연도 오프라인 공연의 보조 수단이지 궁극적으로 대안이나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공연계의 판단이다. 대학로 소극장 공연장 관계자는 "온라인 공연은 공공기관이라 일부 여력이 되는 제작사 등 소수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광복절 집회 이후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공연계에도 위기가 감지됐다. 정부가 그간 국공립 극장과 국공립예술단체에만 적용해온 '거리두기 좌석제'를 민간에도 적용하라고 공문을 내려보냈기 때문이다.

민간 공연 제작사와 극장은 잔여석 판매 금지와 추가 예매를 중단하는 등의 자구책으로 위기 상황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공연장 내뿐만 아니라 로비, 복도까지 음식물 섭취를 전면 제한하는 공연장도 생겨났다. 하지만, 잇단 공연 취소로 인해 자구책이 힘을 발휘할 여지조차 없어지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여 공연계 관계자들은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앞서 극단 산의 연극 '짬뽕&소'에 참여한 배우, 스태프들 사이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사례(22일 오후까지 41명의 참여진 중 16명 확진·25명 음성)처럼, 이른바 감염 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이른바 '깜깜이 환자'의 등장으로 공연계 방역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객석 띄어앉기' 풍경. 2020.05.28.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객석 띄어앉기' 풍경. 2020.05.28. (사진 = 예술의전당 제공) [email protected]

더구나 한국소극장협회에 따르면 대학로와 오프대학로(혜화역에서 혜화로터리를 거쳐 한성대입구역까지 아우르는 지역)에는 소극장이 155개가 몰려 있어 더 큰 신경을 써야 한다.
 
그간 공연계는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통했다. 지난 3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에 출연하는 외국인 앙상블 2명이 공연장 외부 요인으로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례를 제외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후 '오페라의 유령'이 안전하게 공연하면서 공연장은 'K-방역'의 상징 중 하나였다. 공연장 내에서 마스크를 모두 쓰고 있고 사람들이 무대 앞만 보고 대면을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지 않기 때문에 비말 전파 위험이 극히 낮았다.

하지만 이번 교회발 수도권 코로나19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세를 보이면서 공연계 역시 다른 분야처럼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위험이 커졌다.

지난 16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2단계로 상향됐는데, 23일부터는 전국에 확대된 만큼 공연계 위축은 불가피하다. 이날 국립민속국악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지역에 있는 공연장들도 문을 닫기로 했다.

세종문화회관과 피엠씨(PMC)프러덕션 송승환 대표,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 클립서비스 설도권 대표,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장우재 대표, 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 대표, CJ ENM 공연사업본부 예주열 본부장, 에이콤 윤홍선 대표 등 국내 대표 뮤지컬 프로듀서들은 오는 29~30일 뮤지컬 갈라콘서트 '쇼머스트고온!'을 열려고 했으나 잠정 연기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생활고를 겪는 배우, 스태프를 돕기 위한 자선 행사였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은 코로나19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행사조차 열지 못하게 하고 있다.

갈라콘서트를 준비해온 관계자는 "다양한 상황을 고민해가며 애써 준비한 것들이 허무하게 취소되는 상황이 반복되자 무력감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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