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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건강 백세간다]면역은 우리가 함께 가꾸는 정원

등록 2021.03.08 12:00:00수정 2021.03.08 13: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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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의 감염성 발진과 아토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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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지현 교수(소아감염, 면역 전문의) 칼럼

2002년 4월 <사이언스>의 표지 그림은 물가의 나르키소스를 그린 그림으로 <자기에 대한 고찰: 면역과 그 너머>라는 주제였다. 그리스신화 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친 제 모습과 사랑에 빠지고 자기자신에 대해 상사병에 걸려 하염없이 물을 응시하는 벌을 받았다. 면역체계는 자기(Self)와 비자기(Nonself)를 구별하고, 비자기(Nonself)를 제거하거나 보호막에 가둘 수 있는 능력을 기본으로 하는데, <사이언스>에 실린 글은 자기(Self)를 알아보는 능력의 중요성과 함께 우리 면역체계가 자기에게만 과도하게 몰두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경고하는 메시지로도 설명하고 있다.

우리의 몸은 정원에 비유할 수 있다. 아기는 산도를 통과하면서 미생물을 얻고, 그 필수 미생물은 오랫동안 아기의 피부, 입과 폐와 장에서 서식한다. 모유수유는 엄마의 항체가 아기에게 넘어가는 통로로 여러 연구를 통해 유익함은 이미 입증되었다. 우리의 몸은 나쁜, 좋은 다양한 균류에서부터 바이러스, 진균 등 다양하게 노출되고 있다. 몸은 이질적이고 낯선 것이라면 모조리 공격하는 기계가 아니라, 적절한 환경에서 다른 많은 미생물과 함께 균형을 이루어 살아가는 정원인 셈이다.

소아는 처음 마주하는 다양한 바이러스 및 세균에 노출되며, 예방접종 도입 이전에는 많은 어린이들이 이러한 감염성 질병으로 사망하였다. 기본 면역계는 피부에서부터 시작되는데, 피부는 특정 세균들의 성장을 저지하는 생화학 물질을 합성하고, 좀 더 깊은 층에서는 염증을 유도하고 병원체를 소화하는 세포들이 담겨 있다. 따라서, 소아의 발진은 감염성 질환 및 알레르기 여부를 알아내는데 중요한 단서 역할을 한다.

소아 발진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과 주의 깊은 진찰이 중요하다. 이는 단순한 알레르기발진에서부터 패혈증에 의한 범발성 응고장애, 세균성 심내막염에 의한 발진까지 질병마다 그 위중도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발진이 있었던 환자와 접촉했거나, 최근의 여행력, 숲에 가거나 동물에 노출된 경험, 약물 복용력, 기존의 면역력, 발생한 시기가 진단에 중요하며, 발진이 시작된 부위 및 시기, 발진의 형태, 퍼지는 방향, 속도, 악화인자, 가려움증 여부, 발열과 발진의 시간적인 관계는 질환의 진단과 중한 정도, 급성 여부를 파악하는데 있어 주요한 요인이다.

소아의 활력 징후와 외관, 림프절 종대, 구강이나 결막의 병변, 간비장 종대, 통증, 관절 등의 이상이 있는지 진찰이 필요한 이유는 수두, 홍역, 풍진, 돌발진 등 발열을 동반하는 흔한 감염성 발진에서부터 알레르기 자반증, 가와사키병, 다형홍반, 농가진, 약물알레르기 등 그 원인이 복잡 다양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구화된 생활 환경, 미세먼지와 같은 공해, 각종 화학물질의 사용 증가로 인해 알레르기성 질환들도 급증하고 있다. 감염성 질환 및 기생충 감염이 창궐하던 1970-80년대에는 없었던 아토피 피부염이 현대에 와서 증가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가설 중 하나로, 기생충 감염이 많이 감소한 만큼 반대로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의 증가를 낳았다는 '위생 가설' 이론이 있다.

사람이 기생충에 감염되면 이에 대항하는 항체가 대량으로 만들어지고, 이 항체는 기생충과 반응하기 때문에, 기생충에 감염된 사람이 꽃가루나 진드기를 접했을 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를 만들 여유가 없게 된다. 하지만, 반대의 상황에서는 우리의 몸이 꽃가루나 진드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히스타민,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방출하여 알레르기가 생긴다는 이론이다. 문명의 발달로 많은 감염성 질환들은 조절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소아의 알레르기 질환 및 자가면역질환의 증가는 또 따른 우리 몸의 면역관련 질환 관점에서 해결해나가야 할 방향일 것이다.

면역은 몸을 지키는 방패로, 면역반응이 적절하게 일어나지 않으면 감염에 취약해지고, 무작정 면역반응이 과도하게 나타나면 문제가 된다. 마치 아이들이 노는 시소처럼 균형이 잘 잡혀야 한다. 영양 있는 식사, 건강한 수면 습관, 꾸준한 운동이 아이의 면역력을 지키는 밑바탕이 됨은 더더욱 강조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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