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 숭례문? '국보' 숭례문!...문화재 지정번호 폐지(종합)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문화재보호법 시행규칙 시행
[서울=뉴시스]정병혁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숭례문이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되고 있다.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는 숭례문의 보호와 관람안전을 위해 그동안 정문만 개방하여 운영해왔지만, 22일부터 숭례문의 정문 외에 후문을 추가로 개방하기로 했다. 2021.06.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문화재 앞에 붙는 '지정번호'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앞으로 '국보 1호 서울 숭례문'은 '국보 서울 숭례문'으로, '보물 1호 서울 흥인지문'은 '보물 서울 흥인지문'으로 표기해야 한다.
문화재청은 개정된 '문화재보호법 시행령'과 '문화재보호법 시행규칙' 등을 19일부터 공포,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된 법률에 따르면, 국보·보물·사적·천연기념물 등 국가지정·국가등록문화재를 표기할 때 지정시 부여된 번호(지정번호)를 표기하지 않도록 문화재 지정번호제도를 개선한다.
문화재 지정번호는 국보나 보물 등 문화재 지정시 순서대로 부여하는 번호다. 일부에서 문화재 지정순서가 아닌 가치 서열로 오인해 서열화 논란이 제기되는 경우가 있었다.
1962년 시행된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숭례문이 국보 1호가 됐다. 1996년 국보 1호를 훈민정음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처음 나왔으나, 문화재위원회 심의까지 올라갔다가 부결됐다. 이후 2005년에 일제 때 행정적 편의만을 생각해 부여된 문화재 관리체계를 해방 후에도 답습한 게 잘못이라는 감사원 지적에 따라 국보 1호 교체가 재추진됐지만 불발됐다.
2016년 시민단체가 훈민정음 국보 1호 입법 청원을 제기하면서 문화재청은 문화재 지정번호제도 폐지 방안을 고심했으나 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유지를 결정했다. 국보 1호 재지정 논의는 번번이 무산되다가 문화재청이 지정 번호를 없애기로 하면서 그간의 논란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문화재청은 앞으로 모든 국보·보물·사적·천연기념물 등 국가지정·등록문화재 앞에 숫자를 붙이지 않고 '국보 서울 숭례문', '보물 서울 흥인지문' 등으로 부르는 등의 내용이 담긴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29일 입법 예고한다. 개정안은 국민 의견 수렴과 법제처 심사를 거쳐 빠르면 올해 안에 공포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숭례문 앞에 설치된 안내판 모습. 2021.06.29. [email protected]
문화재청은 관계전문가와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제도 개선 계획을 마련했다.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등 관련 규정에서 '지정(등록)번호'를 삭제하고 문화재 행정에서 지정번호를 사용하지 않도록 정책을 개선했다.
문화재청은 이번 개선으로 문화재 서열화 논란이 해소될 뿐 아니라, 아직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와 근현대유산 등 문화유산의 보호와 관리로도 외연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했다. 문화재와 관련한 각종 신청서나 신고서 등의 서식이 간소화되면서 문화재 행정 편의를 높일 전망이다. 개선된 문화재 지정번호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하고, 국민들에게 홍보해 제도 변화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현행 유형문화재 중심의 '문화재보호법' 체계에서 급변하는 환경에 영향받는 자연유산을 체계적·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과 더불어 시행된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명승) 지정기준을 알기 쉽고 구체적으로 바꿔 이날부터 시행한다.
또 '동산문화재의 수리'에 해당하는 '보존처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의 하위법령으로 '동산문화재 보존처리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고,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등 3개 법령도 제·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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