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열전②] "AI 골드러시 시대"…이통 3사도 AI로 탈통신
이통3사, '통신' 특화 AI 서비스로 빅테크와 차별화
통화 요약에 실시간 대화 통역까지…콜센터에 AI 적용해 업무 효율↑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 70대 A씨는 영어를 못하지만 해외 여행에 걱정이 없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인공지능(AI) 기술 덕분이다. 스마트폰을 켜고 대화를 하거나 전화통화를 하면 순차적으로 통역해 주는 서비스가 곧 나온다. 한국어로 말해도 AI가 바로 통역해 주고, 상대가 영어로 답해도 한국어로 바로 바꿔 전달한다. 대화 내용을 스크립트로 보여주는 것은 물론 요약까지 해 준다. 장소나 시간 등의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고 기억할 수 있게 된다.
마치 개인 비서가 옆에서 필요한 일들을 도와주듯 AI가 이 역할을 대신해 주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챗GPT 등장 이후 초거대AI 경쟁이 치열해졌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발빠르게 내놓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사도 치열하다. 이들은 AI 혁명을 미국 서부 개척시대와 같은 ‘골드러시’로 보고 AI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통신’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차별화 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화, 상담 등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특화된 AI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뉴시스]
SKT, 24시간 관리하는 AI 비서 '에이닷'…세계로 나간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레거시가 없는 통신사에게는 AI 혁명은 무조건 기회가 된다”며 “AI는 포털에서 제공하는 ‘검색 서비스’라는 기존의 사업 모델을 파괴할 수 있다. AI 골드러시가 바야흐로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확보한 LLM을 발판 삼아 에이닷을 ‘24시간 이용자를 관리하는 나만의 AI 개인비서’로 진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26일 서울 중구 T타워 수펙스홀에서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를 중심으로 자체 경쟁력 강화와 전방위 협력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2023.09.26. [email protected]
유 대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2~3개씩 쓰듯 머지 않아 AI 개인 비서를 2~3개씩 쓰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며 "AI 전쟁의 승부는 AI 서비스에서 결정될 것이다. 앞서 AI 비서 전젱이 한 차례 있었다면 이제 1~2년 뒤면 2차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닷은 일반적 AI 비서와 다르게 통신사의 강점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전화를 많이 이용한다는 점에 착안, 통화 내용을 요약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통화 중 약속한 일정을 일정에 등록하거나 주소를 공유하는 등 필요한 업무로 연결해 주기도 한다.
또 숨소리를 듣고 수면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 말로 음악 재생 목록을 편집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오는 11월에는 통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번역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가능 언어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이며 내년 상반기에는 11개 언어로 확장할 계획이다. 음성 통역 내용을 자막으로 볼 수 잇는 기능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국내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진출까지 추진한다. 유 대표는 “SK텔레콤은 에이닷을 통해 AI 서비스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며 "실리콘밸리에 회사를 만들어 해외 통신사와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것"이라고 포부를 나타냈다.
SK텔레콤은 AI 전략을 바탕으로 2028년 매출 2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 중 AI 매출 비중은 현재의 9%에서 36%로 확대 설정했다. 이를 위해 AI 투자 비중을 33%로 늘릴 계획이다.
초거대AI '콜센터'에 적용…대화 공감하고 세심하게 상담
[서울=뉴시스] KT가 6월 21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객 중심의 맞춤형 AI 서비스인 AI로봇, AI케어, AI교육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사진=K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T는 초거대AI ‘믿음’을 다음달 정식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2000억 파라미터 이상의 모델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픈AI가 발표했던 GPT-3 규모 이상으로, 이를 기반으로 금융권을 비롯해 초거대 AI를 도입하고자 하는 다양한 산업계와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KT는 먼저 초거대 AI를 고객센터에 접목, AI컨택센터(AICC) 서비스를 ‘에이센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있다. 에이센클라우드는 실시간 대화록, 상담 어시스턴트, 보이스봇·챗봇을 상담 애플리케이션과 결합한 서비스다.
KT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고객센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AICC를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고객센터에 AI를 적용해 상담사들의 업무를 더욱 편하게 만들어 서비스의 질을 높였고,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도 거뒀다”며 “금융·보험·카드·커머스 등 업종에 도입할 경우 상담 품질 10% 향상, 운영비용 15% 절감, 구축비용 30% 절감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믿음이 정식 출시되면 사용자의 감성까지 공감하는 AICC로 고도화 할 계획이다. 육아나 법률 등 전문적인 분야에서도 AI가 사람처럼 연속적 대화가 가능한 것은 물론 감정까지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KT는 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AI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콴다에 각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업스테이지는 오픈LLM 리더보드 1위에 오르는 수준의 생성형 AI 성능을 갖추고 있다. 콴다는 20개국에서 교육앱 랭킹 1위를 차지한 기록을 확보하고 있다.
또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원, AI 인프라 솔루션 모레에 190억원을 전략 투자, AI 풀스택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AI 풀스택은 AI반도체와 클라우드 등 AI 인프라부터 AI 응용서비스까지 모두 아우르는 통합 상품이다. AI 발전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연산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KT는 AI 풀스택 전략으로 자체 경쟁력을 쌓아나가고 있다.
KT가 세운 AI 매출 목표는 2025년 1조3000억원이다. 아울러 AI 기술력 강화를 위해 2027년까지 총 7조원 규모의 투자할 방침이다. 초거대AI 원천기술 개발에 4조원, AI 핵심 인프라인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고도화에 2조원, 로봇·교육·케어 등 AI 신사업 발굴 및 고도화에 1조원 등을 집행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LG유플러스가 AI 서비스 통합브랜드 ‘익시(ixi)’를 공개했다. 익시는 스포츠 승부예측·고객센터·소상공인 서비스·U+tv 콘텐츠 추천 등 자체 개발한 서비스 및 기술에 적용할 예정이다. (사진=LGU+ 제공) 2022.10.25 *재판매 및 DB 금지
LGU+, 생성형AI로 영상광고…시간·비용 아껴
LG유플러스는 고객 청구요금 조회, 청구 주소 변경 업무 등 상담서비스에 콜봇을 적용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홈서비스 장애 확인, 선택약정할인 만기, 요금 조정 등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콜봇이 전화로 안내하는 서비스로 확장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로 영상광고도 제작했다. 광고 시나리오는 챗GPT, 영상 이미지는 생성AI 스테이블디퓨전, 목소리 생성은 자체 음성 AI 기술을 활용했다. 광고 제작에 필요한 이미지, 음성, 영상 등의 소스는 익시 기술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전체 작업 기간은 평시 대비 3분의 1로 줄었고, 비용 또한 평균 광고 제작 비융의 4분의 1 수준으로 아낄 수 있었다.
LG유플러스는 LG 계열사들과 AICC 사업도 하고 있다. ‘원LG’ AICC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이어 그룹 차원에서 개발한 초거대AI ‘엑사원’을 활용해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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