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건설 경기 부진으로 봉형강 가동률 하락
지난해 상반기 97.2%→연말 87.3%
건설 시황 둔화에 '속수무책'…생산도 절반으로
"생산 효율화·수익성 확보 목적"
[서울=뉴시스] 동국제강 내진철근 제품.(사진=동국제강) 2024.03.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건설 경기 부진으로 동국제강의 주력 제품 봉형강(철근·형강) 사업의 가동률이 반 년 새 큰 폭 감소했다. 봉형강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 부동산 경기가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향후 실적도 불투명하다.
14일 동국제강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봉형강 사업의 가동률은 87.33%로 지난해 상반기 97.29% 대비 약 10%P(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중국 부동산 경기 부진 등 건설업 침체로 봉형강 판매량이 감소한 탓이다. 봉형강은 단면의 형태가 일정한 철강제품으로 대표적인 건설자재로 꼽힌다. 부동산 시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건설 경기가 둔화할 경우 즉각 봉형강 수요 감소로 이어진다.
가동률이 크게 감소하면서 생산 실적도 줄었다. 2022년 한 해 동국제강이 생산한 봉형강은 374만4152톤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196만104톤에 그치며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동국제강은 봉형강류가 주력 제품인 만큼, 이 같은 가동률 감소는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봉형강류 매출액은 2조305억원으로 전체 매출(2조6321억원)의 77.1%를 차지한다. 또 다른 생산 제품 후판 매출이 5630억원으로 21.3%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봉형강 매출이 절대적인 셈이다.
특히 지주사인 동국제강그룹이 지난해 6월 인적 분할로 냉연부문 사업을 떼내 동국씨엠을 출범시키면서, 동국제강의 봉형강 사업 의존도는 더 커졌다. 봉형강 사업이 휘청할 경우 동국제강 실적도 부진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동국제강의 4분기 영업이익은 78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5.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 역시 439억원으로 25.9% 줄었다.
더 큰 문제는 건설 경기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여러 정책을 시도하고 있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기 부진이 맞물리며 침체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 봉형강 수요가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대외 경제 상황 변화 및 수요산업(건설) 시황 악화로 지난해 봉형강류 수요가 전년대비 큰 폭 감소했다"라며 "생산 효율화 및 수익성 확보를 위해 야간 가동, 보수 등을 진행하며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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