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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 카운티 지도자, 민병대 창설 논란-NYT[2024美대선]

등록 2024.07.12 08:08:36수정 2024.07.12 09: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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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외곽 인구 140만 명의 나소 카운티

총기 보유 민간인 75명을 보안관보로 훈련

"트럼프 대선 패배 폭력 대응 준비" 비판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지지하는 미 뉴욕주 나소 카운티의 브루스 블레이크먼 집행관(오른쪽)이 지난 3월 트럼프와 함께 숨진 경찰관 유족을 방문한 모습. (출처=블레이크먼 집행관 페이스북) 2024.7.1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지지하는 미 뉴욕주 나소 카운티의 브루스 블레이크먼 집행관(오른쪽)이 지난 3월 트럼프와 함께 숨진 경찰관 유족을 방문한 모습. (출처=블레이크먼 집행관 페이스북) 2024.7.1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지지해온 뉴욕 주 나소 카운티 집행관이 재난 또는 소요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무장 민간인 75명을 훈련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욕시 외곽 나소 카운티의 집행관 브루스 블레이크먼이 지난 3월 주민들에게 총기 면허를 갖고 “비상시에 대비한 특별 보안관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공지했다. 나소 카운티는 주민이 140만 명에 달하는 비교적 큰 행정구역이다.

그는 허리케인이나 정전 등 “비상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돕기 위한 정책이라고 밝혔으나 뒤에 “폭동”일 수도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최대 규모의 경찰서가 있어 미국에서 가장 치안이 잘 유지되는 곳 중 하나인 부유한 뉴욕 주 롱아일랜드 지역에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반발이 불거지고 있다. 나소 카운티가 독재 지역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미국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블레이크먼 집행관은 주민들에 대한 “추가 보호막을 제공하려는 것”이라면서 “큰 위기가 발생하길 원치 않으며 사람들이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그가 속임수를 쓰는 것이라고 비난한다. 정치 폭력 우려가 커지고 트럼프가 대규모 해외 추방 및 반대자 탄압을 공언하는 상황에서 특별히 위험한 행위라는 비판이다.

정치 폭력 배제하지 않는 트럼프 때문에 위험 커

주민인 세이바인 마골리스는 블레이크 집행관이 위기 대응팀임을 가장해 “비밀 무장 조직”을 만들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브루스 블레이크먼의 개인 나소 카운티 민병대를 막자”라는 온라인 청원을 올리자 2600명이 서명했으며 반대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블레이크먼이 정치적 목적의 조치라는 비난을 배격하자 보석금 제도 개혁과 이민자 및 마스크 착용 명령에 반대하고 캐시 호철 뉴욕 주지사가 범죄 단속에 무능하다고 비난하면서 나소 카운티가 무법지대가 됐다고 개탄한 일 등 과거 행적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반대자들은 민간인 총기 소유자에게 경찰권을 부여하면 우발적 총격 위험이 커지며 소수 인종 및 정적에 대한 은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카운티 의회 민주당 지도자인 델리아 데리기-휘튼은 “공포를 조성하는 일이며 주민들에 매우 해롭다”면서 “총을 가진 민병대는 정반대의 길을 가는 것이다. 총기 소유를 확산하기보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레이크먼은 민병대 창설 이유로 “비상시 이들이 기반시설이나 정부 건물, 학교, 병원을 보호하면 경찰이 자유로워진다”고 밝혔다.

그는 지원자가 100 명 정도며 25명이 이미 훈련을 마쳤고 50명을 추가로 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원자들은 대부분 퇴직 경찰, 퇴역 군인 및 응급구조원들이며 은행 대표 한 사람도 지원했다.

블레이크먼은 지원자들이 총기와 치명적 폭력 사용에 대한 법률 교육을 받았으며 퇴직 경찰, 퇴역 군인 및 경비원이 우선 선정대상이라고 밝혔다.

동원 땐 주민 세금으로 일당 150 달러 지급

카운티 대변인은 이들이 비상시 동원될 때 주민 세금으로 하루 150 달러의 일당을 지급하며 자신의 총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블레이크먼이 지난 4월 보안관보들이 시위 진압에 동원될 수 있다고 밝힌 뒤 한층 비난이 커지고 있다. 현지 방송 기자가 정치 시위를 비상으로 선언할 것이냐고 묻자 “건물 방화 등이 벌어지는 폭동일 경우 그렇다”고 답한 것이다.

뉴욕 주의 경우 카운티 집행관은 일반적으로 예산과 세금을 관장하고 도로와 주차 등의 서비스를 담당한다. 2022년 집행관에 당선한 블레이크먼은 폭스 뉴스 등 매체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있다.

블레이크먼은 지난 2월 트랜스젠더 운동선수가 카운티 소유 운동장에서 경기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전국적으로 화제가 됐다. 지난 5월에 판사가 블레이크먼이 권한이 없다고 판결하자 지난달 공화당이 지배하는 카운티 의회가 그의 조치를 뒷받침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나소 카운티 민주당 의장인 제이 제이콥스는 블레이크먼이 “극우 세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라면서 “카운티의 문제점을 해결하지는 않고 우익이 좋아하는 민병대, 총기, 법과 질서 등만 강조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포크 카운티가 침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며 날을 세웠다. 

비판자들은 블레이크먼 집행관이 트럼프와 지지자들의 폭력 위협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한다. 트럼프는 상점 약탈자들을 총으로 쏴야 하며 연방대법원이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할 경우 지지자들이 폭력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으며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정치적 폭력을 배제하길 거부했다. 또 지방 경찰에 이민자 추방 업무를 이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블레이크먼은 민주당원이 집행관인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도 보안관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최고 운영 책임자 조안 맥도널드는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 부보좌관들은 퍼레이드와 축제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며 “블레이크먼 집행관처럼 사설 민병대를 만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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