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방콕 투자리딩방' 첩보로 소탕…"범행 고리 끊었다"(종합)

등록 2024.09.30 16:14:48수정 2024.09.30 17:18:1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방콕에 본거지 두고 한국인 상대로 범행

태국 파견 경찰이 첩보 입수…합동 검거

개인정보 230만건 소지 "추가범행 막아"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이준형 경찰청 국제협력관이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태국 투자 리딩방 사기 조직원 검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9.30.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이준형 경찰청 국제협력관이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태국 투자 리딩방 사기 조직원 검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9.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태국 방콕에 '투자리딩방'을 차리고 한국인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던 일당이 붙잡혀 국내로 송환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10여명으로, 경찰은 범행 규모가 커지기 전 조기 차단했다는 데 의의를 뒀다.

경찰청은 지난 27~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투자리딩방' 피의자 8명을 강제 송환했다고 30일 밝혔다. 현지에선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으며 국내에선 사기 및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날 오후 경찰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브리핑에는 태국왕립경찰청 소속으로 한국에 파견된 나곤 프롬마 소령과 태국왕립경찰청 이민국 수사과 소속 탄피씻 짜이빤남 중위가 참석했다.

탄피씻 짜이빤남 중령은 "현재 태국 내에서도 콜센터 등에 의한 사기피해액이 증가하는 추세라 태국 정부와 경찰청에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던 사건"이라며 "양국 경찰청의 협력으로 합법적 절차로 검거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한국 경찰청에 파견 근무 중인 태국 경찰관 나곤 쁘롬마 소령이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태국 투자 리딩방 사기 조직원 검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9.30.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한국 경찰청에 파견 근무 중인 태국 경찰관 나곤 쁘롬마 소령이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태국 투자 리딩방 사기 조직원 검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9.30. [email protected]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태국 방콕에 사무실을 차리고 가짜 증권거래사이트를 개설해 "공모주에 투자하면 수익을 내주겠다"고 속여 피해자 10여명으로부터 투자금 22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 7월 태국 경찰청에 파견 근무 중이던 경찰청 소속 경찰협력관이 정보원으로부터 관련 첩보를 입수하면서 발각됐다.

경찰은 태국 경찰청 이민국과 정보를 공유하며 피의자들을 추적했다. 소재 단서를 파악한 후 8월21일 합동 검거 작전을 펼쳐 8명 전원을 체포했다.

이 소탕 작전에는 태국 현지 경찰 20명이 동원됐다. 검거된 피의자 8명은 전원 남성으로 20대 7명, 30대 1명이다.

경찰청은 검거 직후 국가수사본부와 협의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를 전담수사팀으로 지정해 수사에 착수했다. 국내 피해자들을 선별해 진술을 확보하고, 태국 현지에서 제공 받은 USB·하드디스크 등 증거물을 분석해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

경찰청이 지난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민법 위반 혐의를 받는 '투자리딩방' 피의자 8명을 강제 송환하는 모습.(제공=경찰청)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청이 지난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민법 위반 혐의를 받는 '투자리딩방' 피의자 8명을 강제 송환하는 모습.(제공=경찰청)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은 지난 8일 국내 수사팀을 방콕으로 파견해 태국 측 협조를 받아 현지에서 피의자를 조사했다.

이와 동시에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송환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현장에서 발견한 피해금 2100여만원을 환수했다. 이후 태국 경찰청과 합동 송환팀을 편성해 4차례에 걸쳐 피의자 8명을 송환했다.

박재석 경찰청 국제공조담당관은 "체포 당시 피의자들이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 230만건을 갖고 있었던 만큼 더 많은 피해자가 양산될 수 있는 사건이었다"며 "현지 첩보로 수사가 진행된 귀한 케이스로, 범행 초기에 검거해 추가 범행을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수사팀 관계자는 "전형적인 주식 투자리딩방 사기로, 수사 초기 단계인 만큼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은 내버려뒀으면 얼마만큼의 피해를 더 낳았을 지 가늠하기 어렵다. 범죄 고리를 중간에 끊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청은 올해 2월부터 '국외도피사범 집중관리체계'를 도입해 해외에 있는 범죄자들을 송환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태국 파타야 살인사건·필리핀 특수강도 3인방 등 345명의 도피사범을 국내로 송환했다.

이준형 경찰청 국제협력담당관(인터폴 국가중앙사무국장)은 "동기간 대비 역대 가장 많은 수치"라며 "해외도피사범 송환은 해당 국가의 형사사법체계에 따라 협조가 잘 되기도 하고 잘 안 되기도 한다. 이번 송환은 다른 사례들에 비해 일사천리로 이뤄졌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