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사진의 산 역사 권주훈 ‘렌즈로 쓴 혼돈과 격동의 역사’
【서울=뉴시스】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이 벌어진 궁정동 만찬장에 참석했던 심수봉과 신재순씨가 육군본부 계엄 보통군법회의(재판장 김영선 중장) 소법정에 증인으로 참석하고 있다. <1979년 12월15일, 권주훈>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대통령 서거부터 2013년 2월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까지 이땅의 36년 정치 현장을 증언하는 사진들을 실었다. 1979년 10월27일 정부 대변인 김성진 문공부 장관이 ‘박정희 대통령 유고’를 알리는 사진으로 시작한다. 아버지의 죽음~딸의 대통령 취임, 한 세대에 걸친 드라마틱한 정치사를 사진 200여점으로 정리했다.
제1부는 ‘서울의 봄’이다. 박정희 대통령 서거 발표와 장례 행렬, 대통령을 시해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 재판, 궁정동 안가에서 시해 현장을 목격한 ‘두 여인’의 출정 뒷모습을 포착했다. 1980년 5월 서울역 10만명 시위, 대학생들의 미국문화원 점거농성, 1986년 5월 서울대생이 “미 제국주의 물러가라”고 외치며 학생회관 4층에서 몸에 불을 붙이고 투신하는 순간도 있다. 계엄 치하에서 빛을 보지 못하다가 외신을 통해 보도되면서 세상에 알려진 분신 사진이다.
이 사진으로 제18회 한국기자상을 받은 권 기자는 “이동수 학생이 온몸이 불덩이가 돼 떨어지던 그 순간, 내가 그의 구조에 뛰어들지 못하고 기록자의 입장이었다는 게 지금도 죄지은 듯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고 박정희 대통령 영정을 앞세운 운구차가 15년11개월 집무해온 정든 청와대를 떠나 영결식장인 중앙청 광장으로 가고 있다. <1979년 11월3일, 권주훈>
“사진은 역사를 빛으로 기록하는 작업”이라는 권 기자의 말 그대로다. 짧은 시간에 찍어 낸 한 장의 사진이 당대의 진실을 똑똑히 확인시켜 주고 있다.
충남 강경에서 태어난 권 기자는 우석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향신문, 한국일보, 동아일보를 거쳐 뉴시스에서 사진기자 반 세기를 마무리한다. A4판, 4만원, 눈빛출판사
【서울=뉴시스】정부 대변인 김성진 문공부 장관이 10·26사태와 관련한 임시국무회의 결과 내용인 “박정희 대통령 유고로 최규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키로 했다”는 글을 기자실 흑판에 쓰고 있다. <1979년 10월27일, 권주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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