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북한 외교갈등 격화…단교사태까지 가나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오른쪽)가 20일 외교부에 초치됐다가 돌아온 후 쿠알라룸푸르 대사관 앞에서 김정남 암살사건에 관한 말레이시아 경찰의 수사결과를 믿을 수없다고 말하고 있다. 2017.02.20
강철 대사, 두 차례 기습 기자회견서 말레이 정부 맹비난
【서울=뉴시스】이현미·김지훈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 사건이 북한과 말레이시아 정부간 심각한 외교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인 양국간 외교단절로까지 치닫게 될지 주목된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20일(현지시간) 강철 북한 대사를 초치한데 이어 평양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송환한 것은 사실상 이미 예상됐던 수순이었다.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오른쪽)가 20일 외교부에 초치됐다가 돌아온 후 쿠알라룸푸르 대사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강 대사는 김정남 암살사건에 대한 북한 책임을 전면부인했다. 2017.02.20
말레이시아 정부는 비동맹 외교 차원에서 북한과 외교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1973년에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해 올해로 44년째이다.
외교 당국자는 “말레이시아는 남한 및 북한과 동시에 수교를 맺은 몇 안되는 국가”라면서 “북한 주민들은 무비자로 말레이시아 출입국이 가능하고, 북한이 김정남 피살 대상지를 말레이시아로 정한 것도 출입국이 자유롭다는 점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정부 입장에선 양국간 교류 활성화를 위해 시행해온 무비자 출입국을 북한측이 김정남 피살을 위해 악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알라룸푸르=AP/뉴시스】강철 주 말레이시아 북한대사(왼쪽 두번째)가 지난 15일 김정은의 시신 부검이 진행되는 쿠알라룸푸르병원 앞에 서있다. 2017.02.20
또다른 우리 외교당국자는 “외교 단절 가능성이 없는 것 아니다”면서 “북한이 일종의 월권을 하면서 말레이시아 정부를 계속 자극할 경우 말레이시아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1983년 미얀마 양곤에서 벌인 아웅산 테러로 미얀마로부터 단교를 당한 전례가 있다"면서 "그러나 당시는 미얀마 정부가 국가 사절단 공식행사에서 폭탄이 터져서 단교를 한 것이고 이번에는 공식행사가 아니라 공항에서 피살사건이 벌어진 만큼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판단하는지에 따라 외교단절 문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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