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아니에요"...백년해로 하비&어마 부부 '화제'
【서울=뉴시스】 1942년 3월에 결혼한 미국 부부가 화제다. 이들의 이름은 최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과 플로리다 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하비 슐루터는 지난 7월 104세가 됐고, 어마 슐루터는 오는 11월 93세가 된다. (사진 = 뉴욕타임스 캡쳐) 2017.09.08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하비' 그리고 '어마'
최근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을 떠올리기 쉽지만, 지난 3월 75번째 결혼기념일을 맞이한 슐루터 부부의 이름이기도 하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비 슐루터는 지난 7월 104세가 됐고, 어마 슐루터는 오는 11월 93세가 된다. 이들 부부는 1942년 3월 결혼해 플로리다주 포트미드에 살았다.
그들은 20세기에 있었던 주요한 사건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가령 처음으로 여성조종사가 비행기를 조종하던 순간이라던지, 대공황 때라던지, 닐 암스트롱이 달 위를 걸었던 순간이라던지 말이다. 그들이 태어났을 때 라디오는 새로운 발명품이었고, 케이블 텔레비전은 수십년이 지나서야 볼 수 있었다.
어마는 NYT 기자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하던 그날 밤, 워싱턴에 있었던 그의 집 근처의 날씨를 회상했다. 어마는 당시의 날씨를 "시원하고 구름이 껴 있었다"고 묘사했다.
하지만 슐루터 부부는 자신들의 이름을 가진 두개의 허리케인이 미국을 위협하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어마는 "나는 그들(허리케인 하비와 어마)이 어떻게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요"라며 "어떻게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1979년 이후 세계기상기구는 대서양에서 발생한 열대성 폭풍우에 남성과 여성의 이름을 붙여왔다. 6개 이름이 교대로 사용되며, 기록적인 허리케인으로 세력을 확장해 피해를 입힐 경우 목록에서 제외된다. 올해 사소한 폭풍우로 지나갔다면, 2023년 다시 그 이름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슐루터 부부는 최근 뉴스를 통해 자신들의 이름이 붙은 허리케인이 수십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수조원의 재산피해를 냈다는 사실을 봐야만 했다. 어마는 "정말 슬퍼요"라고 말했다.
휴스턴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는 피해규모가 1900억달러(약 214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비'보다 더 강력한 '어마'는 오는 주말 마이애미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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