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예수 부모의 베들레헴 기행은 오늘날 난민의 행보 "

【바티칸시티=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 (현지시간) 성탄절 메시지 중에서  마리아와 요셉이 베들레헴까지 간 여정을 오늘 날 더 나은 삶을 찾아 전란의 고향을 떠난 수백만명의 난민들과 같은 여행이었다고 비유하고 "그 누구도 이 지구상에 자기들이 쉴 곳이 없다고 느끼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날 성베드로 성당의 휘황찬란한 성탄절 미사를 집전하면서 신도들을 향해  "예수님이 말구유에서 태어난  '그 간단한 스토리'가 우리 인류의 역사를 영원히 뒤바꿔 놓았으며 그 날 밤의 모든 사연은 희망의 원천이 되었다"고 말했다.

 특히 교황은 마리아와 요셉이 " 그들을 위해 있을 곳이 없는" 낯선 땅 베들레헴에 도착한 것은 현대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요셉과 마리아의 발자국아래 감추어져 있다.  우리 시대에도 온 가족이 어쩔 수 없이 길을 떠나는 것을 우리는 보고 있다.  수 백만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길을 떠난 게 아니라 자기 땅에서 강제로 쫒겨나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며 떠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그는 설교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장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길을 떠나지만,  실제로 대다수는 오직 '생존'이라는 한가지 목적 밖에는 없다고 교황은 말했다.  신약성서에 폭군으로 묘사된 유대왕처럼 많은 난민들이 오늘날의 헤롯왕을 피해 목숨을 구하기 위해 고향을 버리고 있으며,  폭군은 부와 권력을 더 많이 차지하는 것 이외에는 무고한 사람의 피를 흘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탄절은 권력에 대한 공포를 자선의 힘으로 이겨내는 시즌"이라면서 베들레헴에 태어난 아기처럼 수많은 배척으로 절망속에 태어나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들이 파수꾼이 되어줘야 한다는 게 신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전야미사로 성탄절 축하를 시작한 교황은 25일 정오에는 성베드로 성당의 발코니에서 광장에 운집한 신도와 사제 등에게   성탄절 메시지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 로마시와  전세계를 향하여)'를 전한다. 

교황의 메시지는 전통적으로 세계적인 이슈와 분쟁지역에 관한 내용으로 희망적인 기원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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