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박삼구 회장 "기내식 사태 죄송…유가족에도 사과"
"1일 베이징 항공편 핫밀 제공…제가 탔다고 정상서비스 한 것 아냐"
"1600억원 투자받기 위해 업체 변경 아냐…하이난그룹과 전략적 파트너"
"장녀 박세진 상무 금호리조트 입사…부족하면 좌시 않겠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광화문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8.07.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주연 한주홍 기자 =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은 최근 발생한 기내식 대란과 관련, 4일 긴급기자회견을 자청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여러분께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로 인해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서 죄송하다"며 "많은 분들이 어려움과 고통을 받는 데 대해 회장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새 기내식 공급업체 샤프도앤코의 협력사 고 윤규석 대표가 자살한 것과 관련 "불행한 일을 당하게 된 것에 대해 무척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유족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2일 오전에 사고 소식을 접했는데 어제 귀국해 이제야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LSG코리아에서 새로운 업체로 바꾸는 과정에서 준비가 부족했고, 또 많은 오해를 사게 됐다"며 "앞으로 대한민국 국민들, 아시아나항공 고객들에게 실망을 끼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회장은 "1일부터 기내식 때문에 지연출발을 해서 업무에 많은 지장을 받은 승객들도 있다"며 "음식을 제공하지 못해서 불편을 겪은 손님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리 예측을 못하고 준비를 못해 많은 직원들이 엄청난 고생을 하고 있다"며 "이 자리를 빌어 우리 임직원들에게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진작 기자회견을 했어야 했는데 조금 늦어져 죄송하다"며 "지난 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칭따오 병원 착공식이 있어서 제가 총동문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가 어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자신이 탑승했던 1일 베이징 항공편만 다른 항공편과 달리 정시 출발하고 따뜻한 기내식(핫밀)이 제공됐다는 질문에 대해서 "제가 탄 항공편은 정상 서비스를 하고 다른 승객이 탄 항공편은 안 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해해달라"며 "그날 기내식이 실린 항공편도 있고, 간편 기내식을 실은 항공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수천 사장 역시 "비행기 오퍼레이션이 10시와 12시 사이에 집중돼 일반적인 기내식 차질은 10시 이후에 발생한다"며 "1일 회장님은 10시 이전에 출발해 기내식으로 인한 지연이 전반적으로 없었다"고 부연했다.
이날 박 회장은 2003년부터 15년간 계약을 유지해온 LSG스카이셰프에서 게이트고메코리아로 업체를 변경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에서 '기내식 대란'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에 앞서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8.07.04. [email protected]
박 회장은 "LSG는 독일 루프트한자의 계열사인데 외환위기였던 IMF 당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케이터링 사업부를 LSG와 합작으로 설립했다"며 "2003년 계약을 하고 5년 단위로 두 번 연장하도록 합의가 돼 있었다. 그 계약이 만료된 시점이 올해 6월30일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루프트한자 대 아시아나항공의 비율을 80대20으로 설립해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다. 경영권 참여도 힘들었다. 원가도 공개하기로 합의돼 있었지만 수차례 요청했지만 원가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다른 업체를 물색하게 됐고 게이트고메코리아와 LSG와 계약조건을 비교했다. 게이트고메와는 지분율이 40대60이고 경영 참여나 원가공개, 케이터링 질 측면에서 아시아나항공에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게이트고메코리아는 당초 7월1일부터 아시아나항공에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했으나 지난 3월 공장에 화재가 발생해 공급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아시아나항공은 7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석 달간 단기 공급해줄 업체를 찾았고 샤프도앤코가 낙점됐다.
박 회장은 이와 관련해서도 "LSG와의 연장 협상도 잘 안 됐고 다른 케이터링 회사에도 요청을 많이 했지만 협의가 잘 안 됐다"며 "경쟁사 업체(대한항공 기내식 센터)에도 부탁했는데 여의치 않아서 샤프도앤코와 기타 협력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600억원 투자 유치를 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하이난그룹과는 별도의 전략적 파트너로 자본을 유치한 것"이라며 "하이난그룹은 중국의 큰 그룹으로 힐튼도 하고 있고 케이터링, 개발 등을 아주 많이 하는 회사"라고 말했다.
하청업체와의 불공정 거래, 갑질 의혹에 대해서는 "계약 여부를 떠나 그런 불행한 일이 있었다는 건 아시아나항공이 도의적으로 책임을 느낀다"며 "우리와 직접 계약을 한 게 아니고 샤프도앤코의 협력사지만 우리가 책임이 없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이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고 협력회사 육성에 대해 책임을 갖고 협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직원을 비롯해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이 오는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삼구 회장 갑직 폭로 집회'를 준비 중인 데 대해서는 "당연히 경영진에서 책임져야 할 일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책임 문제보다 사태를 수습하는 게 더 문제라 생각한다. 유족들에게도 미안하고 우리 고객과 직원들에게도 미안하다. 직원들 정서도 어떻게든 달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고 김 사장도 최선을 다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논란을 빚은 자신의 딸 박세진 상무의 금호리조트 입사에 대해서는 "사회생활을 시키기 위해 (딸의 입사를) 염두에 두고 있었고, 지난 1일자로 선임하게 됐다"며 "그룹에 큰 위치에 두려는 것이 아니라 리조트라는, 우리 그룹으로 보면 중요도가 낮은 곳으로 보내 훈련을 하고, 사회공부, 경영공부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리조트 발전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하더라도 조그마한 기여라도 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다"며 "제 딸이지만 만약 부족해서 지탄을 받는다든지 그룹 내에서 인정을 못 받는다면 결코 용납하거나 좌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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