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온 유가족, 송 장관 현지사정 좀 알고 애기했으면...
【대구=뉴시스】우종록 기자 =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해병대 1사단 부대 내 도솔관에서 지난 17일 추락한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 마린온 추락사고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7.20. [email protected]
앞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유족들이 분노한 이유'에 대해 묻자 "일단은 너무 급작스럽게 사고소식을 접했기 때문에 너무 아프고 슬픈 것 같고, 두 번째로는 사고원인이 아직 확실히 규명이 안됐기 때문, 세번째는 유가족들께서 요구하는 만큼 의전 등의 문제에 있어 흡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짜증이 나신 것 아니겠나"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숨진 조종사의 아버지라고 밝힌 유가족은 “송 장관이 현지사정을 좀 알고 이야기했으면 한다”며 “유족들은 사고 직후 해병대 1사단에 모여 낮에는 도솔관(강당)에서 어떠한 정보제공이나 편의제공없이 가족들간 격리된 채 삼삼오오 모여 형언할 수 없는 슬픔으로 밥을 먹는 것도 잠을 자는 것도 잊고 가족간 아픔을 애써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밤에는 해병대가 제공하는 장교 관사나 청룡회관에서 오지 않는 잠을 청하며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며 한밤을 지새우고 있다”며 “3일째인 오늘은 도솔관에서 도시락을 제공해 겨우 끼니를 떼우고 있는 실정”이라며 하소연했다.
그는 “사정이 이런 데도 의전 등에 문제가 있어 짜증을 부린다고 말하는 것은 유가족들 전체를 욕보이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자신은 젊은 시절 해병대1사단 상륙사단에서 근무해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으로 아직까지 해병대의 일원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아들도 이런 아버지를 본받아 자랑스런 해병이 되기 위해 학사장교로 해병대에 입대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해병대 명문가를 만들어 자자손손 전하기 위해 입대했는 데 이런 해병 가족이 의전 때문에 짜증을 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가를 위해 금쪽 같은 아들을 해병대에 보냈는 데 한줌 숯덩어리가 되어 돌아온 것이 너무 억울하고 원인도 모르고 죽음으로 내몰린 이런 상황이 다른 해병대원들에게도 발생할 수 있어 안타깝고 슬플 뿐”이라며 “그런데 장관이 의전 운운하며 유족들은 폄하하는 것이 과연 주무장관으로서 자격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유가족들은 “이같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사고가 반복될 것 같아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관련자를 처벌해 다시는 이 런 사고가 이 땅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라며 “보상으로 5억∼10억원을 받기 위해 자식을 불구덩이로 밀어 넣을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유족대표 박영진 변호사는 “유족들은 너무 참혹한 상황에 대부분 탈진해 링거를 맞고 있거나 형언할 수 없는 슬픔으로 밥도 먹지 못하고 잠도 자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인데도 주무부처 장관이 의전 부족 운운하며 유족들을 비하하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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