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아다지, 과거에 대한 향수만 자극" AP
보우소나루 "군부 독재 시절이 지금보다 안전"
아다지 "룰라 전 대통령 시절 경제 호황 되살리겠다"
【브라질리아=AP/뉴시스】브라질에서 7일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사진은 지지율 1위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지난 2017년 4월 18일 브라질리아 국회의사당에서 지우마 호세프 당시 대통령의 탄핵 찬성 의사를 나타낸 후 양팔을 들어올려 환호하는 보우소나루의 모습. 2018.10.07
사회자유당(PSL)의 보우소나루는 46.7%를 득표해, 28.5%로 2위를 차지한 상파울루 시장 출신의 노동자당(PS)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와 결선투표에서 양자 맞대결을 펼친다고 브라질 최고선거재판소의 로사 웨버 판사가 10일 밤(한국시간 8일 오전) 발표했다.
보우소나루 후보의 1차 투표 승리는 이미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 충분히 예측됐었지만 18%포인트가 넘는 득표율 격차는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큰 차이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개표 초반 한때 49%에 달하는 득표율을 나타내 결선투표 없이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는 과반수 득표 달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모았지만 당선을 확정짓는데는 실패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오직 자신만이 브라질의 부패와 범죄, 최근 몇년 간 브라질을 괴롭혀온 경제악을 뿌리뽑을 수 있으며 과거의 좋았던 시절과 전통적 가치들을 되살릴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마리아나 프라도라는 54살의 인재 채용 전문가는 "나는 도둑질과 부패에 반대해 표를 던졌다. 모든 후보들이 이 두 가지를 근절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보우소나루만이 이에 대한 불안을 해소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라질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보우소나루와 아다지 후보의 인식은 전혀 다르다.
보우소나루는 마약범이나 정치인들이 처벌받지 않은 채 도둑질을 계속하고 도덕적인 타락이 시작되는 등 브라질이 지금 붕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개인들이 범죄자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총기 소유에 대한 규제 완화를 주장하고, 경찰의 무력 사용 권한을 확대햐 전통적 가치들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주장 중 일부는 독재 시절의 고문을 되살릴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으며 여성과 흑인, 동성애자들에 대한 혐오 발언도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전통적인 정치인 계층에 대한 국민들의 뿌리깊은 분노를 이용해 반부패 조사를 통해 정치권력의 대폭적인 물갈이를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 검찰은 2014년 수십억 달러의 공공계약이 뇌물 공여 및 매수에 의해 이뤄지는 등 브라질 정부가 범죄조직처럼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았다.
반부패 조사의 한가운데에 아다지 후보의 노동자당이 있다. 노동자당의 아다지 후보는 브라질이 어떤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자신들의 특권만을 지켜내려는 엘리트층에 의해 납치됐다고 주장하며 노동자당의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아다지는 엘리트층은 브라질의 빈민들과 노동자층의 삶을 개선시킬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축시킨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폐기하고 사회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한편 룰라 전 대통령 시절의 경제호황을 다시 되살릴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상파울루(브라질)=AP/뉴시스】브라질 노동자당의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가 7알 상파울루에서 오는 28일로 예정된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 진출을 지지자들과 함께 축하하고 있다. 아다지는 사회자유당의 자이르 보우소나루에 결선투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2018.10.8
반면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 시절 누렸던 호황을 다시 이루려면 아다지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지도자들에 대한 브라질 국민들의 신뢰는 떨어지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도 약해지고 있다.
7일의 대선은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룰라 전 대통령은 구속되는 한편 많은 정재계 지도자들이 구속되는 한편 남미 최대의 브라질 경제는 침체에 빠지는 등 혼란스러운 시기를 끝낼 수 있는 희망이 될 것이란 기대를 한때 모았다.
그러나 결선투표에 진출한 보우소나루와 아다지 후보는 모두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계속되고 있는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분열만을 계속하고 있을 뿐이다.
브라질의 중도적인 유권자들은 이처럼 대립과 비난만을 일삼는 두 후보에 대해 브라질의 시스템 붕괴를 상징한다며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중도좌파 성향으로 3위에 그친 시로 고메스 후보를 찍었다고 밝힌 빅터 아베르사라는 27살의 유권자는 "아다지나 보우소나루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양극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들은 그저 인기영합 정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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