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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에 2심도 징역 4년 구형…"전형적인 권력형 범죄"(종합)

등록 2019.01.09 21:10:10수정 2019.01.09 21: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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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였던 유력정치인이자 상급자"

"도청 정무조직, 한 사람만 위해 움직여"

"생계 달린 상황에서 피해 호소 어려워"

검찰, 1심 같이 구형…1심은 '무죄' 판단

안 전 지사 "송구하다…책임감 느낀다"

항소심, 다음달 1일 오후 2시30분 선고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1.0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1.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은비 기자 =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54) 전 충남도지사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9일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홍동기)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강제추행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이와 함께 신상공개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이 사건 본질은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며 "감독하는 상급자가 권력을 이용해 하급자를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대선 후보였던 유력 정치인이자 상급자였고, 피해자는 비서로서 지휘·감독받는 하급자였다"며 "피해자가 속한 도청 정무조직은 피고인 한 사람만 위해 모든 사람이 움직이고, 피고인 한 사람에 좌우되는 특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수행비서로서 피고인의 지시를 즉각 응해야 하는 업무상 특성이 있었다"며 "피고인은 업무상 특성을 이용해 보좌하고 수행할 수 밖에 없는 피해자를 불러 간음하고 추행했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도 했다. 검찰은 "합의하에 맺은 관계라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볼 증거가 없다"며 "오히려 이 사건 대부분 두달 내 일어났고, 공무수행 중인 장소에서 일어났다"며 "시간, 장소가 피고인 주장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가 피해자의 행동이 피해자답지 못한다고 주장하는데, 피해자다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생계가 달린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피해를 호소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검찰은 "결국 피해자는 자신의 이름과 얼굴이 알려질 것을 감수하고 고소하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2차 피해를 입는다"며 "법정에서 본 바와 같이 진술도 힘겨워 한다. 그럼에도 공소사실에 대해 피해자는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데, 그게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1심에서도 징역 4년과 함께 성폭력치료강의 수강이수 및 신상정보 공개 고지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1.0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1.09. [email protected]

반면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피해자 김지은씨 진술을 탄핵하고 나섰다. 안 전 지사 측은 "업무상 어쩔 수 없었다고 해도 피고인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설명이 안 된다"며 "언론에서 보도된 행동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안 전 지사 측은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의 보직 변경과 관련해서는 (피해자가) 성폭행범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에 대해 안도하기는커녕 상실감, 절망감을 넘여 물리적으로 거리가 멀어지는데 두려움까지 표현했다"며 "이처럼 성폭력 피해 감정과 실제 언행 사이에 불일치와 모순은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는 최후진술 기회를 얻어 연신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장님 송구하다. 고소인 변호사님들 지지자들, 송구하다. 저를 지지하고 또 많이 응원해주셨던 많은 분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미안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안 전 지사는 "도덕적, 정치적으로 무한의 책임감을 느낀다"며 "어떤 경우라도 제가 가지고 있는 힘을 가지고 상대의 인권과 권리를 빼앗은 적이 없다. 모든 분들께 많은 사랑과 기대를 받은 정치인으로서 무한한 책임감과 반성을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당초 예정대로 다음달 1일 오후 2시30분에 안 전 지사에 대해 선고할 계획이다.

안 전 지사는 지난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해외 출장지인 러시아, 스위스, 서울 등에서 전 수행비서 김씨에게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 등을 저지른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앞서 1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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