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결핵감염 치료 예방률 7배나 되지만…치료율 고작 32%
질병관리본부 '집단시설 내 검진사업 결과' 발표
결핵은 '저소득 질병'…나이 많을수록 감염률 ↑
【세종=뉴시스】잠복결핵감염균. (그래픽=질병관리본부 제공) [email protected]
7일 질병관리본부의 '집단시설 잠복결핵감염 검진 사업 결과분석 및 코호트 구성방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집단시설 잠복결핵감염 검진 대상자 85만7765명 중 12만6600명(14.8%)이었다.
잠복결핵감염은 몸 안에 결핵균이 존재하지만 활동 및 증식하지 않아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다. 다른 사람에게 결핵을 전파하진 않지만 결핵환자와 접촉 시 30%가 감염되고 10%는 발병으로 이어지는 등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연구진이 1.24년 관찰했을 때 양성자 중 치료 미실시자는 치료 완료자에 비해 활동성 결핵 발생 위험률이 7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결핵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 책임자인 가톨릭대학교 김주상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결핵퇴치를 위한 잠복결핵감염 검진과 치료를 통한 발병예방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로 국내 잠복결핵감염 검진사업의 발병 예방 효과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잠복결핵감염 위험은 나이가 많고 소득이 적을수록 높아졌다.
연령별로 10대 2.1%, 20대 5.4% 등에 그쳤던 감염률은 30대 12.4%, 40대 23.0%, 50대 35.7%, 60대 43.2%, 70세 이상 44.4% 등으로 증가추세를 보였다.
소득 수준에 따라선 저소득층이 5명 중 1명(19.0%)이나 잠복결핵감염에 노출된 데 비해 중-저소득층은 15.5%, 중-고소득층은 12.7%였으며 고소득층은 11.0%까지 감염률이 낮아졌다.
집단 가운데선 산후조리원 종사자(33.5%)와 교정시설 재소자(33.4%) 등이 30% 이상 높은 감염률을 보였고 사회복지시설 종사자(27.5%), 보건소 내소자(22.0%), 교육기관 종사자(18.3%), 의료기관 종사자(17.3%) 순이었다. 학교 밖 청소년(3.2%)과 고등학교 1학년 학생(2.0%)에게서도 양성률이 나타났다.
그러나 검진 양성자 중 치료시작률은 31.7%에 그쳤다. 치료를 시작한 사람 중에서도 끝까지 마친 경우는 76.9%에 불과해 치료 중단율이 23.1%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은 남성이거나 고령, 고등학교 1학년생, 고소득자인 경우였고 치료를 중단할 위험이 있는 경우는 남성이거나 9개월 단독요법 시행자, 고소득자 등이었다.
보건소 치료 중단자 3477명의 중단 사유 등을 분석한 결과 40.5%가 부작용을 호소했는데 주로 간독성(전체 부작용 중 33.3%)이 그 원인이었다. 23.5%는 비협조, 14.6%는 연락두절로 나타났다.
치료 시작률은 의료기관이 58.6%로 보건소(41.4%)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10대 38.2%, 20대 39.8%, 30대 33.4%, 40대 30.8%, 50대 29.8%, 60대 27.7%, 70세 이상 16.9% 등 젊을수록 치료를 시작하는 비율이 높았다.
병역판정대상자는 10명 중 4명(41.6%)이 양성 판정 이후 치료를 시작했으며 산후조리원 조사자(39.7%), 학교 밖 청소년(36.7%), 의료기관 종사자(36.1%), 고등학교 1학년 학생(31.0%), 사회복지시설 종사자(29.7%) 등이 뒤따랐다.
약제별로 치료완치율을 보면 3개월 치료요법(3HR) 78.4%, 4개월 치료요법(4R) 76.2%, 9개월 치료요법(9H) 46.9% 등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런 연구 결과를 이날 오후 2시30분 정책토론회를 열어 공개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결핵은 잠복결핵을 검사하고 치료하는 것으로 발병예방이 가능하다"며 "우리나라가 결핵 발병 세계 1위의 오명을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집단시설 소관 부처의 검진, 치료율 향상을 위한 범부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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