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청문회서 北인권문제 회피…"정쟁거리 만들지 말라"
'웜비어 사망' 김정은 책임론 질의에 "정쟁거리 삼지 말라"
【워싱턴=AP/뉴시스】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관한 '김정은 책임론' 관련 대답을 회피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사진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6일 국무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는 모습. 2019.03.28.
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 의회에서 열린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민주당 소속 톰 맬리나우스키 의원의 북한 인권문제 관련 김정은 국무위원장 책임론 질의에 즉답 또는 직접적인 평가를 피했다.
맬리나우스키 의원은 "북한의 노동교화소 유지는 김 위원장의 책임인가", "고모부(장성택) 처형 및 화학물질을 이용한 이복형(김정남) 암살 책임이 김 위원장에게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그는 그 나라의 지도자"라는 대답을 반복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웜비어 사망 사건과 관련, 맬리나우스키 의원이 "웜비어가 죽음의 문턱에 이를 때까지 송환을 불허한 책임이 김 위원장에게 있나"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유지하겠다(I’ll leave the president’s statement to stand)"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말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현지 기자회견에서 웜비어 사망 사건 관련 김 위원장 책임론에 대해 "김 위원장은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두둔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우리는 모두 웜비어에게 일어난 비극에 대한 책임이 북한 정권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발언, 김 위원장을 직접 거론하는 대신 우회적으로 북한 정권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또 "나는 웜비어의 가족을 만났다. 그들을 알고 있다"며 "그들을 매우 사랑한다"고 했다.
이에 맬리나우스키 의원은 "그렇다면 김 위원장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는가"라고 물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들(웜비어 가족)은 매우 고통을 받았다"고 말을 돌렸지만, 같은 질문이 반복되자 "이 일을 정쟁거리(political football)로 만들지 말라"며 "그런 건 부적절하다"고 발끈했다.
WP는 폼페이오 장관의 북한 인권 관련 김 위원장 책임론 회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책임자로) 직접 지목하기를 회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WP는 이어 "김 위원장에 대한 개인적 비난을 반복적으로 거부한다면 김 위원장에게 이 문제(인권)에 대한 개인적 '패스'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인권유린에 대한 비난이 줄어들수록 인권유린 자행을 중단하려는 동기도 줄어든다"고 했다.
한편 앞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전날인 26일 미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상외교에서 인권 문제는 계속 도외시되고 있다"며 "인권문제의 (의제) 통합 없이 미국의 비핵화 외교 성공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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