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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 개관…"부실국가 없도록 다짐"(종합)

등록 2019.04.12 1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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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 위치에 천막 절반 규모로 설치

사회적재난·안전교육 가능한 공간으로

박원순, 전시공간 둘러보고 퍼포먼스도

박영선·신원철·조희연·유가족도 참석해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이 철거돼있다. 천막 철거는 지난 2014년 7월 설치된 이후 약 5년만이다. 위 사진은 이날 오전 철거 직전의 모습. 2019.03.1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이 철거돼있다. 천막 철거는 지난 2014년 7월 설치된 이후 약 5년만이다. 위 사진은 이날 오전 철거 직전의 모습. 2019.03.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배민욱 윤슬기 기자 =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안전한 사회에 대한 가치를 공유할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이 12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은 이날 오후 2시 광화문 남측 광장에서 문을 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세월호 유가족, 시민 200여명이 참여했다.

세월호 천막이 떠난 자리에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이 조성됐다. 광화문 광장에 설치·운영됐던 세월호 천막은 지난달 18일 철거됐다. 2014년 7월 처음 설치된 이후 약 4년8개월 만이다.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은 현 분향소 위치(교보문고 방향)에 목조형태의 면적 79.98㎡ 규모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인 동시에 사회적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다짐하고 안전의식을 함양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박 시장은 "슬픔과 분노를 간직한 4월의 봄이 왔다. 지난 4년8개월 동안, 1797일 동안 이 자리에 있었던 세월호 참사는 안전사회를 다짐하고 온 국민의 분노를 담아냈다. 진상조사를 포함해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며 "다시는 재난과 부실한 국가가 없도록 다짐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금 이 자리에 세월호 텐트는 사라졌지만 온전히 이곳을 텅 비울 수는 없었다"며 "우리 역사를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로 나눌 만큼 중대한 사건이었다. 단순히 하나의 참사라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 모든 존재 근거를 묻는 사건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공간을 통해서 다시는 이 같은 재난이 없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정부의 존재를 위해 이 장소는 여전히 기념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원철 서울시의회의장은 "세월호 사건은 우리 사회에 많은 민낯을 보여줬다.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의 존재에 대해 다시한번 되묻게 한다"며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세월호를 만나는 기억의 공간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기억과 안전의 공간이 미래 지향적인 의미를 갖기 위해선 우리 아이들이 이 공간을 많이 찾아야 한다. 생명과 안전보다는 이윤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가 우리 아이들을 희생시켰다"며 "5년 동안 그 목소리가 광장을 메웠다. 5년이 흘렀다. 지금 과연 우리 사회는 얼마나 바꼈는가. 아직이라고 할 것이다. 기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 지도 5년이 됐다"며 "이제는 세월호 이전과 이후의 대한민국으로 확연히 구분될 수 있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데 매진하겠다.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유가족인 김광배 가족협의회 사무처장(고 김건우군 아버지)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진상규명의 의지를 다시 모으기 위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열린 기억공간이 만들어졌다"면서 "세월호를 왜곡하고 지우려는 사람들에게 시민들의 뜻을 알리는 엄중한 선포"라고 밝혔다.

전체 공간과 콘텐츠는 세월호 기억·사회적 재난에 대한 시민 안전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체험과 시민참여형 전시공간으로 구성됐다. 주제는 '그날의 기억·기억을 담은 오늘·내일의 약속'이다. 참사 당시부터 현재, 미래까지의 모습을 그렸다.

공간은 ▲전시실1 ▲전시실2 ▲시민참여공간 ▲진실마중대로 구성됐다. 각종 사회적 재난을 기억하고 안전에 대한 교육이 가능하다.

전시실1은 '기억을 담은 오늘'을 주제로 꾸며졌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만진다'는 촉각적 교감을 원한다는 것에 착안, 인터랙티브 조명 작품이 설치됐다. 관람객이 만지면 체온이 전해져 빛이 되고 소리가 들리고 바람이 불게 되는 공간이다. 사람들의 체온이 더해지면 빛이 되는 상황이 연출된다.

전시실2는 '내일의 약속'이라는 주제로 영상, 애니메이션, 키오스크 전시 작품으로 구성됐다. 영상전시는 기억 및 전시공간의 탄생과정을 보여준다. 선 드로잉 애니메이션 전시는 안전사회에 대한 희망과 꿈을 이야기 한다. 

키오스크 전시는 관람객들이 각종 재난사고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힘들었던 상처를 치유하면서 위로가 됐던 말을 공유한다. 진정한 위로를 경험한 관람객은 또다른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시민참여공간은 '그날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만들어졌다. 그래픽 디자인, 그림 작품들이 10인치 모니터를 통해 구현된다.

박 시장은 유가족 등과 함께 안전사회에 대한 다짐의 의미를 담은 '약속의 손도장찍기 개관 퍼포먼스'를 함께하고 전시공간도 둘러봤다.

서울시와 4·16가족협의회는 13일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행사를 연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16일 전남 진도 맹골수도에서 발생했다. 수학여행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해 탑승객 476명 가운데 299명이 사망했다. 미수습자는 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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