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가발전개혁위, 대미 '희토류 보복' 카드 강력 시사
"희토류로 만든 제품으로 중국 발전 억제하면, 중국 국민 행복해하지 않을 것"
【간저우=신화/뉴시스】시진핑 국가주석이 20일 간저우시에 있는 희토류 관련 기업인 진리융츠커지유한공사를 시찰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시 주석이 류허 부총리(왼쪽 끝 점퍼 입은 사람)등과 함께 자국 내 희토류 관련 기업체를 방문해 주목받았다. 2019.05.21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중국이 미국을 향해 결국 '희토류 보복 카드'를 꺼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은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전날 공개한 문답록에서 대미 희토류 보복카드 발동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문답록은 "희토류가 미국의 부적절한 억압에 대응하는 무기가 될까?"란 질문에 "우리가 여러분들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가 (중국의)희토류로 만든 제품을 사용해 중국의 발전을 억제하려한다면 모든 중국 국민들은 행복해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라고 답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는 이 문건에서 희토류의 대미수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FT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대미 무역협상 책임자인 류허 부총리까지 대동해 장시성 간저우시에 있는 희토류 관련 기업인 진리융츠커지유한공사를 시찰한 이후, 국가발전개혁위가 이번에 희토류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위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입장에서도 희토류를 무역 보복카드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은 10여년전에 희토류 수출 쿼터를 부여했다가 2015년 세계무역기구(WTO)로부터 규정위반이란 판결을 받은 후 폐지한 바 있다.
FT는 중국이 이번에 또다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다면 자국 경제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국제사회에서 '중국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 국가 신용도에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희토류는 배터리, 군사장비 등 각종 전자제품 제조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광물질 17가지를 가르킨다. 중국 희토류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약 9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희토류 최대 수요국은 미국이다.
한편 지난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화학회사 블루라인과 호주의 광산회사 라이너스가 손잡고 미국 텍사스주 혼도에 희토류 제련소를 세우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WSJ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중국산 희토류 확보가 어려워질 것을 대비한 움직임으로 보도했다.
이 제련소가 세워지면, 미국내 유일한 희토류 제련소가 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5년 몰리코프가 파산보호신청을 한 이후 중(重) 희토류와 경(輕) 희토류 추출 공장이 완전히 사라졌다.
WSJ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에서 채굴이 이뤄지고 있는 희토류 광산은 캘리포니아주 마운틴패스 광산이다. 그나마도 채굴한 다음에는 배에 실어 중국으로 보내 광물질 추출 작업을 한 다음 다시 미국으로 들여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6월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희토류 추출작업을 중국에서 하는 것이 더욱 힘들어지게 됐다. 기존 관세는 10%였다.
라이너스는 호주의 대표적인 희토류 채굴 회사로, 중국 외 최대 희토류 생산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호주 서부지역에서 채굴한 광물을 대부분 말레이시아로 보내 정제작업을 하고 있다. 블루라인은 지금까지 주로 라이너스로부터 추출작업에 끝난 희토류를 구매해 추가 가공을 한 다음 자동차 회사와 전자제품 제조회사에 판매해왔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