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 32년만의 모교 주관 추모식…"역사는 빚졌다"
작년 학교 사업회 발족…올해부터 주관 추모식
어머니 배은심 여사 "6·10항쟁, 역사에 기록돼야"
3일부터 추모기간…사진전·영화 '1987' 상영도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32주기 추모식 장소에 이 열사의 영정이 놓여있다. 2019.06.07. [email protected]
연세대학교 이한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민주화사업회·회장 김용학 총장)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학교 한열동산에서 추모식을 열었다.
이번 추모식은 지난해 출범한 학교기구인 민주화사업회가 단독으로 주관한 첫 이한열 열사 공식 추모행사다. 2018년에는 사단법인 이한열기념사업회와 공동으로 추모제를 치렀다.
이날 추모식은 찬송과 성경봉독, 추모사 등으로 이뤄졌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민주화기념사업회 이사장 지선 스님 등이 참석했다. 1987년 6월9일 이한열 열사가 경찰이 쏜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순간을 촬영한 정태원 전 사진기자와 열사의 장례식에서 영정을 들었던 우상호(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자리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32주기 추모식에서 김용학 연세대 총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2019.06.07. [email protected]
강성구 이한열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지난해 출범한 민주화사업회에 대해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조직을 출범시키고 예산을 배정해 안정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첫 사례가 아닌가 싶어 의미가 깊다"며 "민주화사업회가 총장과 소수 보직교수들에 머물지 않고 연세대 구성원들의 폭넓은 참여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는 "1987년 이후 한해도 빠짐없이 학교에서 추모제를 지냈는데 학생들이 언짢아 할까, 학교 당국의 눈치를 본 것도 사실"이라며 "오늘은 학교에서 정식으로 추모식을 지내 '이제는 학교 눈치를 안봐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한열동산에서 열린 이한열 열사 32주기 추모식에서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6.07. [email protected]
추모식은 참석자들이 이한열 열사의 영정 앞에 헌화를 하며 마무리됐다.
앞서 오후 2시30분에는 같은 장소에서 학생들로 이뤄진 제32주기 이한열추모기획단이 학생추모제를 열었다. 학생들은 이 열사가 최루탄 피격 당시 입었던 흰 소매의 파란색 티셔츠를 맞춰입고 이 열사의 영정을 든 채 입장했다.
이날 오후 7시에는 연세대 동문광장에서 '이한열문화제'인 '이한열, 열의걸음'이 열린다. 공연이 끝나고는 다시 한열동산에서 헌화와 함께 '이한열 추모의밤' 행사가 개최된다.
이한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와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지난 3일부터 오는 9일까지를 이한열 열사의 추모기간으로 정했다.
이한열추모기획단은 지난 4일부터 중앙도서관 앞에서 '6월 민주항쟁사' 사진전을 열었다. 신촌캠퍼스와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영화 '1987'도 상영했다.
1987년 6월9일 연세대 경영학과에 다니던 이한열(당시 21세) 열사는 '6·10대회(고문살인 은폐 규탄 및 호헌 철폐 국민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에서 전투경찰이 쏜 최루탄을 뒷머리에 맞고 쓰러졌다. 의식을 잃은 약 1개월 뒤인 7월5일 숨졌다.
이 사건은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돼 그해 6월29일 대통령직선제 개헌의 초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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