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에 北 김정은도 참석할 가능성?…"현실적 제약"
北 외무상 불참…김정은 참석 가능성 제기돼
강경화 "가능성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워"
실무회담 재개 움직임에 文 대통령 총회 참석
김정은, 국제무대서 비핵화 의지 천명시 '효과'
실무협상 재개 안 된 상황서 어렵다는 관측도
유엔총회서 '인권 문제' 부각 등 제약 요인 많아
【서울=뉴시스】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현지지도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19.09.11. (사진=조선중앙TV 캡처) [email protected]
매년 9월 하순께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그간 북한은 통상적으로 외무상이 참석해왔다.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 2016년 5월 당 제7기 제1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됐으며, 그 다음달 북한 매체 보도에서 리수용의 뒤를 이어 외무상의 자리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유엔총회에 외무상으로서, 북한을 대표해 참석했다. 이어 2017년과 2018년에도 유엔총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북한은 올해 유엔총회에 리 외무상이 참석하지 않을 거라고 통보했다. 전례에 비춰볼 때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을 할 거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유엔총회에 정상이 참석하는 국가가 적지 않고, 우리나라의 경우 이낙연 국무총리 참석을 검토하다가 북한이 미국에 실무협상을 공개 제안한 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김 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이라는 깜짝 이벤트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김 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김 위원장 참석 준비) 조짐은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김 위원장의 유엔총회 참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는 정치적 파급력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비핵화' 의지를 재차 확인하면서도 "미국이 우리에게 신뢰감을 갖게 해야 실현이 가능하다"며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유엔총회 무대를 핵 무력과 북미협상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 표명 기회로 삼은 것이다.
때문에 북한이 미국과의 실무협상 재개, 그리고 협상 진전을 전제로 한 정상회담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의 지도자들을 앞에 두고 비핵화 의지를 재차 천명한다면 그 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고, 북한이 이러한 기회를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유엔 =AP/뉴시스】지난해 유엔총회에서 연설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 2018.09.30
다만 이러한 전망에 여러 현실적 제약이 존재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우선 북미 간 실무협상이 재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과에 대한 확신 없이 움직였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터라 북한 입장에서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관측이다.
그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하려면 자신의 전용기가 아닌 다른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전용기를 빌려 싱가포르를 방문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도 했으나, 이러한 방법을 또다시 활용할지는 미지수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 상황에서 유엔총회에 간다고 해도 얻을 게 많지 않다"며 "북한은 비핵화를 약속했으나 행동으로 보여준 게 없고, 많은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여전히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어 비핵화 이외의 여러 이슈가 부각될 가능성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딜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국제 외교무대에 등장해 자신들의 입장을 재차 강조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을 거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리 외무상이 총회에 안 가겠다고 통보했으니, 이번에는 김성 대사가 연설을 할 것으로 본다. 예전에도 유엔 주재 대사가 연설한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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