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건설노동자 71명 확진…'해외유입→지역전파' 8건(종합)
이라크 건설노동자 211명 음성…11명은 재검사
러 선박 전수검사…어제 32명 포함 총 40명 확진
선박 수리공 8명 확진…"선원 전파 가능성 염두"
27일부터 방역강화국 입국자 검사 1→2회 확대
[인천공항=뉴시스] 이영환 기자 = 24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화로 정부가 급파한 공군 공중급유기(KC-330)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라크 파견 근로자들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2020.07.24. [email protected]
32명이 확진된 부산항 정박 러시아 선박과 관련해 선박 수리공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해외 유입을 통한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월 이후에만 해외 입국자 발(發) 2차 전파만 8건째다.
◇이라크 건설노동자 71명 확진…"국민 생명 구출 차원"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5일 오전 10시 현재 이라크에서 귀국한 건설 노동자 293명 중 누적 확진자가 71명이라고 밝혔다. 입국 당일인 24일 36명이 확진된 데 이어 이날 0시 이후 35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11명은 재검사가 진행 중이다. 진단검사는 검체에 진단시약을 넣어 눈에 보이지 않던 유전자가 몇회 만에 증폭되는지 측정(Ct값)하는데 이때 해석 과정에서 명확하지 않을 경우 재검사 등을 시행한다.
나머지 211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재검사 중인 노동자는 물론 잠복기 등을 고려했을 때 추가 확진자가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권준욱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재검사라는 추가로 검사가 필요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해석상 명확하지 않은 경우 결과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시약을 교체해 검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재검 중에 양성이 더 확인될 수 있다"며 "현재 음성은 211명이라고 말했지만 잠복기가 14일임을 고려할 때 추가로 양성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이라크에 공중급유기(KC-330) 2대를 급파해 현지 건설 현장에서 근무 중인 한국인 건설 노동자 293명을 국내로 이송했다.
진단검사 결과 양성으로 확진된 노동자들은 국립중앙의료원 등 의료기관이나 생활치료센터(고용노동연수원·중소벤처기업연수원)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다. 음성으로 확인된 노동자들도 지역사회 전파 예방을 위해 8월7일까지 2주간 임시생활시설(건설경영연수원·사회복무연수원)에서 생활한다.
권 부본부장은 이라크 건설 노동자와 관련해 "사실상 전 세계가 코로나 위기에 빠진 지금 우리 국민의 생명을 구출하는 차원이라는 점을 이해해 주길 거듭 부탁한다"며 "재난이 발생한다면 언제든, 지구상 어디든 무슨 방법을 찾아서라도 최대한 보호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선박 관련 수리공 8명 확진…"5월이후 해외유입→지역사회 전파 8건"
지난 8일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원양어선(PERT 1호)과 관련해서 부산에선 선박 수리공 총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번 사례에서 가장 먼저 지난 23일 확진 판정을 받은 선박 수리공 외에 추가로 7명이 확진됐다. 수리공들의 국적은 한국인 7명, 외국인 1명이다.
방역당국은 러시아의 확진자 발생률이 부산보다 높고 수리공의 선행 확진자와의 접촉력이 확인되지 않은 부분, 해당 선박 승선 이후 확진자가 증가한 점 등을 들어 러시아 선원을 통해 선박 수리공으로 전파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권 부본부장은 "증상 발현일이라든지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특별히 또 러시아 선박이 그동안 고립돼 있던 상황에서 우리 수리공이 승선을 했다가 그 후에 감염된 지표환자로 발견되면서 추적 조사 과정에서 (선원 집단감염이) 확인된 상황"이라며 "러시아 선원에서 일단 수리공으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정부는 그간 해외 입국자를 통한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해왔다. 입국 후 3일 내 진단검사, 2주 격리 등을 통해 차단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번 사례를 포함해 5월 이후 총 8건의 해외 유입 관련 지역사회 전파가 발생했다. 해외 입국자 41명으로부터 15명이 감염됐다. 앞선 7건에서 가족 3명, 지인 3명, 직장동료 1명 등 7명이 감염된 데 이어 이번 선박 수리공 8명이 추가됐다. 유형별로는 업무상 접촉이 8명(선박수리공)으로 가장 많았고 동거 4명, 차량 지원 2명, 자가격리 위반 후 여행 1명 등이다.
특히 선박 수리공들과 관련해서 별도로 지역사회 내 접촉자 조사가 진행 중으로 부산시 등에서 추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국립부산검역소는 부산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국적 원양어선 '페트로1호'(7733t)의 선원 94명 중 3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email protected]
PERT 1호 선원 94명 중 확진된 32명은 모두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방역당국이 조리실 위생상태 등 선박 내 현장 조사에서 베개 3개, 식탁 3개, 문손잡이 4개, 테이블 1개, 조타기 1개 등 12개 환경 검체를 채취한 결과 확진된 선원의 베개 1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 선박을 포함해 부산항 내 정박 중인 전체 러시아 선박 14척의 선원 426명에 대한 전수 검사 결과에서는 지금까지 총 40명이 양성, 386명이 음성으로 판명됐다. PERT 1호 32명 외에 이미 확진자가 확인된 미스로보스바호 2명(17일), 크론스타스키호 6명(17일 3명, 22일 3명) 등이 포함됐다.
방역당국은 해외 유입 사례가 증가하자 방역 조치를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27일 0시부터 방역 강화 대상 국가로부터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에 대한 의무 진단검사 횟수를 기존 1회에서 2회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6개 방역 강화 대상 국가 입국자들은 출발일 기준 48시간 내 PCR(유전자 증폭) 음성 확인서 의무 제출 외에 입국 후 3일 이내 1회 진단검사 이후 입국 후 3일 이내 및 격리 후 13일째 2회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는 격리해제 기간이 도래한 기존 입국자에게도 적용된다.
러시아 선박과 관련해선 이미 20일부터 국내 항만 작업자와 접촉이 많은 선박 선원에 대해 증상과 상관없이 전수 진단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선원과 내국인 작업자 간 접촉이 적은 선박의 경우에는 기존대로 유증상자만 진단검사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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