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들쑥날쑥'…신고가 경신-급매 거래 '혼재'
잠실 리센츠 전용 27㎡, 2억 올랐다 한 달 만에 복귀
급매물 거래와 신고가 경신이 동시 진행되는 '혼조세'
"동시다발적 상승세 둔화…관망세 커져 보합 전망 우세"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강화 등 규제 압박과 공급대책 발표로 시장의 관망세가 확대되면서 강남 집값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동시에 고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종전 최고가보다 수억원 싼 값에 팔리는 급매물 거래가 출현하고 있다.
반면 일부 단지는 여전히 수요가 몰리며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등락이 혼재되는 혼란스러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68㎡(19층)는 지난 11일 8억9500만원에 판매돼 9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 단지의 같은 면적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8억~9억원대에서 거래를 이어왔으나 인근에 잠실 마이스(MICE) 개발사업이 가시화되면서 호가가 10억원대로 급격하게 올랐고, 이후 지난 7월4일 5층짜리가 11억5000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 지역을 토지허가구역을 묶어 실거주 수요가 아니면 거래가 쉽지 않게 된 데다 보유세 강화 등의 영향으로 소유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같은 단지 내에서도 동, 층 등에 따라 실거래 가격도 들쭉날쭉 해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급격한 거래 침체 상황 속에서 지역별, 단지별로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92㎡는 지난 6일 40억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44억3000만원) 대비 4억원 이상 낮은 금액에 거래됐다. 또 서초구 서초동 더 미켈란 219.44㎡는 지난 6일 종전 최고가(27억2000만원)보다 2억원 가량 낮은 25억원에 팔렸다.
서초구 반포동 에이아이디차관주택도 종전 최고가(24억2000만원)보다 3억원 낮은 21억2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서초구 잠원동 강변 아파트 전용 84.53㎡도 지난 5일 15억4000만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18억5000만원) 대비 3억1000만원 낮춰 거래됐다.
정부 세제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다주택자나 법인 등에서 종전 최고가보다 수억원 낮은 급매물을 내놓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 된다.
하지만 서울 곳곳에서 여전히 종전 가격 대비 수억원 이상 높게 거래되는 신고가 경신 행진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숀 전용 120.56㎡는 지난 7일 29억4000만원에 거래돼 종전(28억25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올랐다.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 개포 루체하임은 지난 5일 전용 84.97㎡가 24억8500만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24억원)를 웃도는 금액에 거래가 성사돼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생긴 이유로 시장 전반에 하방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일부 돌출 거래가 나왔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미 시장의 관망세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급매물이 늘어나고 집값은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2020년 8월 2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상승하며, 지난주(0.04%) 대비 오름 폭이 축소됐다. 특히 강남4구는 금주 보합(0.00%)으로 전환했다. 강남4구 아파트값은 지난 6월2주(0.02%) 이래 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다 금주 들어 상승을 그쳤다.
하지만 일부 동, 층 등 희귀한 매물에는 수요가 몰리며 급격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시중 통화량이 3077조를 돌파하는 등 유동성 장세가 지속되면서 일부 단지는 과감한 투자 수요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정부 규제 영향에 휴가까지 겹치면서 여러 단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나던 상승세는 줄고, 신고가 경신 속에서 급매물이 함께 나타나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보합 전망이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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