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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사철 '빨간불'…전세 수급난, 고착화 되나

등록 2020.10.12 15: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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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예상과 달리 서울 전세난 2달 넘게 장기화

매물 품귀 현상에 전셋값 고공행진까지 이중고

수급난, 전세 파동으로 비화…전국으로 광역화

정부 대책 강구한다지만…전문가들 부작용 우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전세시장이 지금은 불안하지만 몇 개월 있으면 안정을 찾을 것이다."(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지난 9월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개월 정도면 효과가 있지 않나 했는데 안정화 되지 못해 안타깝다. 계속해 추가 대책을 강구하겠다."(홍남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전세 시장이 2개월 넘게 수급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시행 이후 몇 개월만 넘기면 전세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신규 전세 매물이 사라지는 등 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일말의 기대가 여지없이 빗나갔다.

전문가들도 최근 들어서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정부는 수요자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추가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2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전세수급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전세 수급지수는 121.4를 기록해, 2015년 12월21일 122.0 이후 최근 4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해당 지역의 공급-수요 상황을 0부터 200 사이로 점수화한 것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더 많은 상황이라는 뜻이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최근 몇 년간 임대사업 활성화로 안정적으로 공급이 지속돼왔으나, 지난해부터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고 학군 지역 등 거주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을 겪어 왔다. 그러다 지난 7월말 시행된 대차2법 이후에는 수급난이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도 임대차2법이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 7월27일 113.7에서 이달 5일 121.4로 상승해 집주인(공급자) 우위의 시장 상황이 굳어지고 있다.

서울에 전셋집이 가득이나 부족한 상황에서 임대차2법 시행으로 최대 4년간 전셋값을 올리기 어려워지자 단숨에 전셋값을 올리려는 '배짱 전세'까지 가세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은 혼란이 가중 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까지 67주 연속 올랐다.

서울발 전세난은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세종시나 대전, 울산 등 지방광역시도도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나타내며 전세난은 이제 수도권 일부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 파동'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당장 이번 가을철 계약 만료를 앞둔 실수요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7·10 대책 이후 최근 3개월여 간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4만3354건에서 9243건으로 급감했다. 각종 규제로 인해 신규 유통 매물 자체가 시중에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 탓에 서울에서 전세를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전세 수급난을 일시에 해결할 만한 묘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홍 부총리는 최근 국감에서 "전세 대책을 강구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의 전세난의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권대중 명지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 등의 영향으로 전세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데, 공급은 한정되다보니 값이 오르는 상황"이라면서 "당장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전세 수급난이 내년까지도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단기 처방으로 예상되는 것은 전세보증금 대출 확대 등이 있을 수 있는 데, 오히려 전셋값 상승을 유인하는 작용을 할 수 있다"면서 "오히려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오는 꼴"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년에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점을 감안하면 전세 시장의 불안이 내년 하반기까지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3만6000가구로, 올해 5만3000가구보다 1만7000가구나 적은 수준이어서 공급 부족 우려가 큰 상황이다. 반면 서울시의 주택보급률은 지난 2017년 96.3%에서 2018년 95.9%로 하락해 주택 수급 상황은 오히려 악화되는 등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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