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수 백기완 석방해야"…1987년 美외교전문 첫공개
"고문 후유증 있는데 수감…석방 및 치료해야"
1987년 주미 한국대사와 주한 미국대사 보내
전날 민주통일운동가 백 소장 영면…최초 공개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5일 새벽 별세한 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빈소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있다. 2021.02.15. [email protected]
16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전날 영면에 든 백 소장이 수감됐을 당시인 지난 1987년 미국 하원의원들이 주미 한국대사와 주한 미국대사에 보낸 외교전문을 공개했다.
전문에 따르면 당시 미국 하원의원들은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던 백 소장이 제대로 된 치료 없이 수감된 것이 부당하다며 즉각적인 석방과 치료 등을 요구했다.
첫번째 사료는 1987년 2월13일 로버트 므라젝과 피터 코스트메이어, 매튜 맥휴, 바바라 박서, 윌리엄 레만, 팻 슈로더, 에드워드 페이간, 조 콜터 하원의원이 김경원 주미 한국대사에게 보낸 자료다.
이들은 "한국의 민주지도자인 백기완이 구속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양심수인 백기완의 즉각적인 석방과 인권 회복을 한국정부에 촉구한다"고 했다. 또 "과거 고문후유증으로 백기완의 건강이 좋지 않아 사안이 시급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두번째 사료는 같은해 3월5일 톰 포글리에타와 매튜 마르티네즈, 제임스 오버스터, 마이크 로리, 테드 웨이스, 빅 파지오, 하워드 울페이 하원의원이 제임스 릴리 주한 미국대사에게 보낸 서한이다.
의원들은 미 대사에게 "백기완의 석방과 인권회복을 위해 전두환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며 "특히 백기완의 건강이 수개월의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나쁘기에 우선 최소한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서울=뉴시스]16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전날 영면에 든 백 소장이 수감됐을 당시인 지난 1987년 미국 하원의원들이 주미 한국대사와 주한 미국대사에 보낸 외교전문을 발표했다. 2021.02.16. (사진=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제공) [email protected]
고문 후유증으로 건강이 좋지 않던 백 소장은 건강악화로 인해 같은달 29일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채 회복되지 않은 이듬해 2월28일 재수감됐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미국에서 조직했던 한국인권문제연구소(연구소)가 이 같은 사실을 미국의 정치인들에게 알렸고 이에 하원의원들은 외교문을 전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대중도서관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이 2차 망명 시기인 1983년~1985년 당시 미국에서 조직한 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던 자료를 공개했다"며 "전두환 정권의 인권 탄압을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했던 연구소의 활동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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