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블록으로 땔감…기록적 한파에 텍사스 일상 올스톱
[글렌우드=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글렌우드 지역의 한 가족이 촛불을 켠 채 식사를 하고 있다. 미국 남부를 강타한 한파가 텍사스주(州)에서는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블랙아웃 사태가 불거졌다. 2021.02.18.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기록적인 한파와 눈폭풍에 대규모 정전사태까지 덮치면서 미국 남부 텍사스주 주민들의 일상이 올스톱됐다.
17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을 덮친 거센 한파로 텍사스에서는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가운데 주민들이 며칠동안 추위와 어둠 속에서 온갖 방법을 동원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정전 사태로 난방이 불가능해지자 주민들은 밖에 나가지 않고 집이나 자동차 등에 모여 서로의 온기로 추위를 이겨내고 있다고 한다.
텍사스주 킬린에 거주하는 앵겔 가르시아의 5개월된 아기는 26주에 태어난 미숙아로 산소공급 의료기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가르시아는 CNN에 실내 공기를 산소로 변환하는 기계를 가지고 있지만 전력이 없어 산소 실린더를 사용하며 아기를 보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가르시아 부부와 두 자녀는 난방을 위해 벽난로에 3살된 딸아이의 블록을 땔감으로 태우고 있다고 호소했다.
텍사스주의 슈퍼마켓 등 상점은 이미 생필품을 비롯한 식품 등이 동나 선반은 텅텅 빈 상태로 전해졌다.
텍사스 휴스턴 교외에 거주하는 바바라 마르티네즈는 정전이 돼 난방이 되지 않자 장작을 떼며 추위를 피했다. 지난 사흘간 전기는 몇시간 들어왔다가 다시 꺼지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샌안토니오 지역의 에더 레무스는 "15분~30분 전기가 들어오다 5~6시간 동안 정전이 됐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은 집에있는 수도 파이프가 얼어서 이웃 집 수도를 이용해 물통을 채워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난방을 위해 스토브 등을 사용해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휴스턴의 해리스 카운티에서는 주민 14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이 가운데 7명은 어린이였다.
휴스턴 관계자는 지난 16일 한 여성과 소녀가 온기를 만들기 위해 차고 안에 시동을 건 차량을 방치했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사망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카운티 비상사태 당국은 휴스턴 인근이나 주변에서 "일산화탄소 사망자가 여러 명 발생했다"고 보고하고 차량이나 휘발유 발전기를 실내에서 작동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지난 16일 새벽에는 휴스턴 교외 주택에서 어린이 3명과 할머니 1명이 화재로 숨졌다. 이들은 난방을 위해 땔감 등을 떼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휴스턴 보건국은 한파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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