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흘째 TK공략 "색깔 비슷해 찍으니 신경 안 써"
"못하면 혼내야…잡은 고기, 미끼 안 준단 식"
쌀 격리 요구엔 "기재부 쌀값 떨어지길 기대"
지방소멸 우려엔 "농촌, 장기적 전략서 봐야"
국힘 향해선 "취임 후 100조, 이상한 소리해"
[서울=뉴시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2일 오후 경북 상주 승곡체험휴양마을에서 마을반상회를 진행했다. 2021.12.12. (사진=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유튜브 캡처)
[서울·상주=뉴시스] 이창환 여동준 기자 = 다섯 번째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행선지로 대구·경북(TK)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2일 농민들과 만나 "잘해도 저쪽 저 '민주'자 붙은 사람이 하면 그냥 안 찍어주고, 저기(국민의힘) 못해도 우리 색깔 비슷하니까 (찍어주고) 이러니까 신경을 안 써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북 상주 승곡체험휴양마을에서 진행된 마을반상회에서 '지난 대선 때 600분간 후보자가 토론했는데, 농업·농촌 문제 이야기는 단 3초 나왔다'는 주장에 이같이 답하며 "우리(농민들을)를 위해 제대로 하는 정치인·정치 세력을 골라 잘하면 칭찬하고, 못하면 혼내고 해야 실제로 여러분을 위해 정책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전략에도 문제가 있지만, 농업이 제가 볼 때는 전략·안보 산업인데 요즘은 너무 경시한다는 느낌이 들긴 한다"며 "정치인은 다 사실 자기들 정치적 이익이라는 게 있다. 아무리 뭐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공동체를 위해 뭘 하겠다 말하지만 사실 자기들 이익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일 아쉬운 건 우리나라 농민들이 약 220만~230만명 정도가 되는데, 농민들을 위한 정책을 열심히 해도 반응이 별로 없더라"라며 "그래서 아예 버려버리는 그런 면들이 있다. 저는 농민들이 이 나라 주인인데, 좀 집단적으로 정책 협약이라도 좀 하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무 관계 없이 (투표 결과가) 다 결정됐으니까, 아주 나쁘게 얘기하면 '잡은 고기, 미끼 안 준다' 식으로 무조건 우리 지지할 거니까 신경 안 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쌀 시장 격리를 통한 가격 유지를 요구한 한 농민에게는 "후보 입장에서도 내고, 당에서도 촉구하고 있다. 어차피 해야될 거 왜 미뤄서 농민들의 원성을 사냐, 좀 빨리 조치하라고 얘기해놨다"며 "제가 기재부(기획재정부)하고 안 친한데, 기재부 입장에선 쌀값이 더 떨어지길 기다리는 거 아니냐 좀 그런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아울러 "쌀 시장 격리 문제는 저희도 노력해 최대한 빨리 집행될 수 있게 하겠다. 이미 하고 있는데, 말을 잘 안 듣는다"며 "어떻게든 멱살을 잡아서라도 하긴 해야 한다"고 보탰다.
[서울=뉴시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2일 오후 경북 상주 승곡체험휴양마을에서 마을반상회를 진행했다. 2021.12.12. (사진=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유튜브 캡처)
지방소멸 위기 및 농업 정책을 꼬집은 한 농민의 토로에는 "일단 농민들이 어렵고 힘드니 도와주자는 차원을 넘어서 국가의 장기적인 성장 발전 전략이라는 측면에서 농촌을 보자는 것"이라며 "식량 자급률을 좀 안정적으로 높여놔야 한다. 그다음 외국산 농산물보다 국내 농산물이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앞서 공약으로 내건 GMO(유전자 변형 농수산물) 완전 표시제 도입을 거듭 거론하며 "국내 농산물이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업·농촌 지원 방식을 (시설 지원에서) 생계 지원하는 걸로 방식을 바꾸자. 기초연금을 지급하듯 소액의 농촌 기본소득, 농민 기본소득이 될 것"이라며 "햇빛 농사를 마을 공동체에서 주도해 짓게 하고, 수익을 공동체가 나누는 방식으로 전환하자. 그래서 햇빛연금을 받게 하자"고 주장했다.
또 "농지를 전부 투기용으로 소수가 많이 갖고 있어서, 농사지을 땅을 구하기 어렵다 하더라"라며 "경자유전 원칙을 제대로 지켜지게 법·제도를 보완하고 시행해야겠다"고 말했다.
농민 지원이 부족하단 의견에는 "지원에서 농민이 많이 배제됐다고 하는데 도시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에 중점을 두다 보니 많이 빠진 거 같다. 농민뿐만은 아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빠졌다)"며 "그래서 언제나 선별제도는 문제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마침 김종인(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00조 더 지원하자고 하니까 이번 기회에 빈말 못 하게 하고, 이분들이 취임한 다음 (지원)하겠다 이상한 소리하던데, 여당도 동의할 테니 100조 지원하되 어디다 할지 협의하자고 얘기하는데 또 정부에서 먼저 내라 이러고 있다"며 "여야 합의해 정부에 요청하자고 하고 있는데 그렇게 하면 길이 생길 수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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