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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투' 정철원 "제일 재미있고, 힘들고, 쓸쓸했다"

등록 2022.08.21 21: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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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LG전서 7회 위기 상황에 등판해 2⅔이닝 무실점

마무리 홍건희 공백도 잘 메워

입단 동기 곽빈 승리 지켜…"1999년생 둘이 이끈 승리, 의미있다"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두산 베어스의 정철원. 2022.08.21jinxiju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두산 베어스의 정철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7회와 8회, 9회에 다 마음가짐이 달랐어요."

21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지며 두산 베어스의 2점차 승리를 지킨 우완 투수 정철원(23)의 말이다.

두산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 KBO리그 LG와의 경기에서 4-2로 승리를 거뒀다.

1999년생으로, 두산 입단 동기인 곽빈(23)과 정철원의 역투가 두산에 승리를 선사했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선 곽빈은 6⅓이닝 6피안타 6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였다.

뒤는 정철원이 책임졌다. 7회말 1사 1, 2루의 위기에 등판한 정철원은 8회말 1사 만루도 무실점으로 넘기는 등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곽빈은  6월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78일 만에 시즌 4승째(7패)를 수확했다. 정철원은 시즌 2세이브째(3승 2패)를 챙겼다.

4-1로 앞서가던 두산은 7회말 곽빈이 안타 2개로 1사 1, 2루의 위기를 만든 후 유강남에 좌전 적시타를 허용해 4-2로 쫓겼다.

그러자 곧바로 정철원을 투입했다.

1사 1, 2루의 위기에 마운드를 이어받은 정철원은 홍창기를 삼진으로, 박해민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 추가점을 내주지 않았다.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철원은 김현수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헌납했다.

이어 채은성에 좌전 안타를 허용한 정철원은 오지환을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문성주에 내야안타를 맞아 1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문성주의 타구가 정철원의 엉덩이를 맞고 굴절되면서 내야안타가 됐다.

불운 속에 위기를 만난 정철원에게 곧바로 행운이 따랐다. 정철원은 후속타자 로벨 가르시아를 상대하다가 폭투를 던졌는데, 그 사이 3루 주자 김현수가 홈으로 뛰어들다가 아웃됐다.

아웃카운트를 늘린 정철원은 가르시아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이날 두산 마무리 투수 홍건희가 경기 전 담 증세를 느껴 등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두산은 9회에도 정철원을 마운드에 올랐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투수 정철원이 7회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2022.07.27.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투수 정철원이 7회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2022.07.27. [email protected]

8회 위기에 놓였던 것과 달리 정철원은 9회말을 삼자범퇴로 끝나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 정철원은 "8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내려온 뒤 9회에도 올라가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부담감이 있었고, 8회에 타구에 엉덩이를 맞아 9회에 100%로 던질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며 "하지만 더 집중하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위기라고 해서 긴장하지는 않았는데 7회와 8회, 9회에 마운드에 오를 때 생각이 다 달랐다"고 말한 정철원은 "7회에는 친구인 (곽)빈이가 내보낸 주자를 들여보내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8회에는 9회에 올라올 투수에게 잘 연결해주자고 마음먹었다. 9회에는 (홍)건희 형이 못 던진다는 말을 듣고 경기를 마무리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승리를 지키게 됐는데 1999년생 둘이서 승리를 이끈 것 같다 기쁘다. 빈이가 7~9회에 계속 표정이 밝더라. 그 표정을 보면서 선발 투수의 승리를 지켜줄 수 있는게 불펜 투수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소지었다.

올해 5월 1군 무대에 데뷔한 이래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정철원은 "오늘 경기가 가장 재미있고, 힘들고, 쓸쓸한 경기였다. 건희 형이 없어도 9회에 다른 투수가 올라갈 줄 알았는데 내 뒤에 아무도 없어서 쓸쓸한 기분이 들더라"고 말했다.

8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폭투 때 김현수가 홈에서 아웃당한 장면을 떠올린 정철원은 "착한 일을 하면 행운이 따를까 싶어서 평소에 쓰레기를 잘 주워서 버렸다. 오늘 그게 나온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정철원은 2018년 두산에 입단했지만, 한때 육성선수로 전환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1군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던 정철원은 2019년 11월 육군 8군단 포병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했다.

지난해 6월 전역해 팀에 복귀한 정철원은 올 시즌 개막 때만 해도 1군 전력이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 5월 1일 정식선수로 등록되면서 1군에 합류한 정철원은 두산의 확실한 필승조로 자리잡았다.

이날까지 43경기에 등판한 정철원은 3승 2패 2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2.78의 성적을 거뒀다.

데뷔 첫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며 55이닝을 소화한 정철원의 체력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철원은 자신감에 차 있다.

그는 "구속이 안 떨어져도 팔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우려하실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2군에서 선발로 뛰었고, 고교 시절에는 1년간 85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투구할 때 말곤 공을 많이 안 던지는 등 불필요한 힘을 쓰지 않는다. 계속 시속 150㎞가 넘는 패스트볼을 던져서 체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되는 정철원은 "무조건 받고 싶다는 욕심은 부리지 않는다. 1군에서 시즌을 완주하면서 매 경기 승리에 도움이 되면 자연스럽게 신인왕도 따라올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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