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 채권시장 꽁꽁…당국은 채안펀드 검토
[서울=뉴시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함께 개최한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22.10.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한 이후 회사채 발행액이 줄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발생 전 2주 간(지난달 12~23일) 1조 1536억원 발행됐던 회사채는 이달(3~14일) 2주 간 8190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0월4~15일) 2조 9535억원 발행됐던 것과 비교하면 더 큰 폭으로 줄었다.
글로벌 긴축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만연한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까지 겹치면서 회사채 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 사건으로 지자체가 보증한 채권의 불신이 커졌다"면서 "유동성 축소로 엄중한 시기에 이해할 수 없는 지자체의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기 시장 차환 리스크가 확대되고, 회사채 발행 시장 전반에 심리가 냉각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강원중도개발공사(GJC)가 레고랜드 건설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아이원제일차'가 부도 처리됐다는 소식이 지난달 29일 알려졌다. 2020년 GJC는 자금 조달을 위해 아이원제일차를 설립, 205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을 발행했고 강원도는 지급보증을 섰다. 그러나 최근 GJC가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자 강원도가 보증 의무를 이행하는 대신 법원에 GJC에 대한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이다.
이처럼 채권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금융당국은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 재가동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지난 12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위 정례회의 직후 금융감독원과 함께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열고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매입 여력을 6조원에서 8조원으로 확대하고, 채안펀드에 이미 조성된 1조 6000억원 규모의 여유 재원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 매입을 우선 재개한다는 것이다.
2008년 10조원 규모로 처음 조성된 채안펀드는 회사채 수요를 늘려 채권시장 냉각을 막는 용도로 사용돼 왔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10조원을 늘린 20조원을 목표로 다시 조성됐다.
채안펀드 재가동에 대해 시장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시장은 빠른 안정을 위해 채안펀드 규모 확대를 원하고 있으나, 정책의 우선 순위 입장에서 먼저 단기자금 시장 안정을 위한 증권사 유동성 공급과 일반 기업 CP 매입이 우선적으로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화진 연구원은 "채안펀드 재가동으로 정책 지원 의지를 확인하고, 시장 불안 심리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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