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發 충격…매각설 일축에도 증권사 주가 '뚝'
유동성 위기 우려…3일 연속 주가 하락
"매각 사실 아냐…허위 사실 유포 신고"
금감원, 악성 루머 등 단속 강화하기로
"시장교란행위 적발 시 수사기관 이첩"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강원 레고랜드 테마파크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미상환 사태와 함께 증권회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신고하는 등 매각설을 일축하고도 시장의 불안이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다올투자증권은 오전 10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65원(2.03%) 떨어진 31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9일(-3.57%), 전날(-9.10%)에 이어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다올투자증권은 매각설이 '사실무근'이라며 금융감독원에 직접 신고했지만 주가 하락 흐름을 거스르지 못했다. 이날 3250원으로 시작해 소폭 반등하는 듯했으나 이내 상승분을 되돌렸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된 내용을 금감원에 신고했다"며 "명백한 허위 사실이고 회사 매각을 위한 어떤 일도 진행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응 가능한 상태의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며 "특히 저축은행을 비롯한 우량한 계열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수익구조도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레고랜드 ABCP에 투자한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주가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3거래일 연속 주가가 내려간 삼성증권은 같은 시각 현재 전 거래일보다 150원(0.49%) 내린 3만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같은 시각 현재 40원(0.64%) 빠진 61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1.58%)에 이어 이틀 연속 내림세다.
이렇게 시장에 공포감이 확산되자 금융당국도 진화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전날 악성 루머 등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악성 루머를 이용한 시장교란행위 또는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가 적발되면 신속하게 수사기관에 이첩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최근 자금시장 경색과 관련해 증권사, 건설사 부도 등 근거 없는 루머가 유포·확산되고 있다"며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투자자의 피해와 자본시장의 신뢰도 저하가 염려되는 상황"이라며 "구체적 사실관계 확인 없이 풍문에만 의존해 투자할 경우 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한국거래소 등과 합동 루머 단속반을 운영한다. 특정 기업에 대해 정확한 근거 없이 신용·유동성 관련 위기설, 루머 등을 생성 또는 유포하는 행위, 회사채, 유동화 증권(ABCP, 전단채 등) 채권시장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루머 등을 생성 또는 유포하는 행위 등이 대상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각에서 단기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한 ABCP 차환 중단으로 일부 증권사들의 흑자 도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지만 ABCP 차환 중단만으로는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2020년 3월과 같이 두가지 이상의 유동성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도 결국 흑자 도산은 없었기 때문에 우려는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로 인한 대규모 손실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최근의 증권업 주가 급락은 도산에 대한 우려까지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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